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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꼴레 결혼한대요 - 풀잎그림책 4
조민경 그림, 안도현 글 / 태동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 친구들과 소꿉놀이를 유난히 좋아했던 것 같다. 고구마 잎파리 뜯어서 놓고, 나뭇가지로 젓가락을 하고.... 생각해보니 어디서 난 것인지 플라스틱으로 된 소꿉세트도 있었었다. 소꿉놀이는 아이들이 부모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으로 어린 아이들이 어른인 부모의 역할을 직접 해보면서(다른 사람의 입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즐거움을 얻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자신이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친구 중에서는 남자 아이를 일찍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럴때면 신나게 놀려대고 놀림을 당한 아이는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신이 나서 놀려대는 것이다. 나도 놀려대는아이들 중 하나였다.
태동어린이에서 나온 <얼레꼴레 결혼한대요>는 구수하게 그려진 그림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하며, 놀림을 당한 아이들이 위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놀림거리가 된 결혼한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놀렸던 아이가 위축이 되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놀렸던 아이인 만복이는 두 친구의 당당함에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두 친구들이 소꼽놀이에 끼워주면서 비로소 즐거워지며 놀림도 사라지고 만다.
아이들은 이렇다. 놀렸다가도 금방 풀어지고, 함께 어울리고.... 그림과 글... 모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