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를 낳아 본 엄마지만 사실 출산의 고통을 모른다. 예전 수술 경력때문에 의사는 제왕절개를 권했고, 날짜를 잡아 아기를 낳았기 때문이다. 마취 상태로 아기의 탄생과 울음 소리를 지켜볼 수도 없었고, 내 몸이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상상에만 맡길 뿐이다. 그래서 양수가 터지고, 탯줄을 자르고 하는 과정을 모르니...가끔 그게 너무 아쉬울 때가 있다. <강아지가 태어났어요>를 보면서 생명이 이렇게 탄생하는구나하는 생각과 짐승이든 사람이든 새생명의 탄생은 참으로 경이롭다는 걸 느꼈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강아지를 키우는데 제한이 많아서 키우고 싶은 바램은 있지만 바램으로 머물수 밖에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생명을 키워보면 그 생명을 통해 여러가지 것들을 배울 수 있는데 이렇게 생명의 탄생도 지켜볼 수가 있다. 하지만 도시의 아이들에게, 어떤 이유로든 동물 키우는 것이 허용이 안된 아이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림이 아니라 실제로 개가 새끼를 낳는 장면들을 찍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양막에 쌓여서 나오는 장면이 참으로 기억에 남는다. 엄마 개가 이빨로 양막을 찢어서 아기를 꺼내고, 탯줄을 물어서 끊는다니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생명을 낳고 뒤처리까지 해내는 동물들이 사람보다 더 멋지게 보이기까지 했다. 고 조그만 강아지가 눈을 뜨고, 귀가 뚫리고 제법 돌아다니는 모습까지....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나도 아이에게 모유를 먹였는데 이가 나면서 모유를 끊을 결심을 했더랬는데 개도 마찬가지니 이런 것들이 참으로 자연스러운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