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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림책 5 - 스페인편 ㅣ 여행 그림책 5
안노 미츠마사 지음 / 한림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스페인에 관해서는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을 통해 엿보는 것 이외에 별로 기회가 없었다. 물론 투우의 나라라든가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이다. 안노 미쓰마사의 숫자 놀이책을 보았던 터라 여행 그림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넘겨보면서 글이 전혀 없는 것에 놀랐다. 예전에 사진으로만 보았던 스페인에 관한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초록과 빨강색이 주조를 이루어선지 산뜻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페이지마다 설명이 없어서 어디들 그린 것인지 참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른의 시각에서 항상 설명위주의 책들을 본 탓일 수도 있다. 어린아이들에겐 그 모습 그대로에서 느끼는 것이 상상력과 더해져 얻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설명보다는 보여주는 그대로를 느끼고 즐기라는 뜻일 수도 있다.
페이지 페이지마다 스페인의 정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멈춰 있는 사람이 없듯이 책속의 사람들도 무엇인가 하고 있다. 사람들의 말소리 움직임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축제의 모습에선 시끌벅적한 소리들-사람들의 환호, 팡파레 소리, 음악소리- 이 울려퍼질 것도 같다. 어떤 페이지에선 책을 180도 회전해서 보아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단순히 바로 넘기는 것이 아닌 돌려 보기는 또한 아이들에게 조그만 파격의 느낌이다. 페이지를 다 넘기고 난 다음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달루시아 평원을 걷는 상상에 빠져 보기도 했다.
작가 후기를 통해서 비로소 스페인이 내전이 있었고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지명이며,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무차별 폭격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달리도 스페인 출신이고, 돈키호테도 스페인이 배경이었다는 것도, 카르멘으로 유명하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그림은 평화로운데 전쟁이 있었다니...그건 좀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