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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는 커서 무엇이 될까요
수전 후드 지음, 클로딘 게브리 그림 / 애플비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마을문고에서 처음 보았었다. 빌려와서 아이와 함께 본 적이 있는데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까지도 자극하는 책이었다. 그러다 최근에 지인으로 부터 선물을 받아 아이와 함께 기분 좋게 읽고 있다. 애벌레의 얼굴이 표지에 볼록하게 붙여져 있고, 페이지를 넘기면 애벌레 몸통을 표현한 듯 천으로 몸이 만들어져 있다. 책의 줄거리와 더불어 오른쪽 페이지 하단에는 책을 읽어주는 이로 하여금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예를 들면 '책장을 펼쳤다 오므렸다 해서 애벌레를 움직이게 해주세요'라고 친절한 조언이 적혀 있다. 그대로 따라하면 마치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것 처럼 보여서 책을 좋아하지 않은 아이라도 단박에 관심을 끌게 만들 수 있다. 몇 장을 넘겨보면 애벌레가 배가 고파서 나뭇잎을 먹는 부분이 나온다. 그때는 애벌레의 몸통부분을 살살 쓰다듬어 주면서 밥이 잘 내려가게 도와 주라고 되어 있다. 아이와 함께 애벌레의 배를 쓰다듬다가 아이의 배도 함께 쓰다듬어 주면 아이의 얼굴에 저절로 웃음이 번진다. 요즘엔 아이가 그림그리기를 즐겨 하는데 얼마전에 그림을 그리다가 내가 나무에 가지부분을 동그랗게 말아있는 형태를 그렸다. 그랬더니 아이가 갑자기 책꽂이를 향해 소리지르면서 뛰어간다. 그러더니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애벌레의 더듬이를 가르키면서 '네네'거린다. 그래서 살펴보니 여지없이 닮아 있다. 어른인 나는 습관적으로 그림책을 볼 때도 글을 위주로 읽는데 아이는 그림을 아주 세세하게 보는 것 같다. 사소한 그림하나도 놓치지 않고 가르킬때면 놀라움을 느끼곤 한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애벌레가 긴 잠에서 깨어나 나비가 되는 장면은 볼때마다 아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