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기는 정확히 50% 순위의 몸무게와 키로 태어났다. 그런데 모유수유에 지장을 줄까 싶어 분유량을 엄격하게 조절하면서 태어난지 한 달 뒤에도 몸무게가 전혀 늘지 않아서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지금도 키는 정상이지만 몸무게는 부모의 바램보다는 조금 적은 것 같아서 항상 어떻게든지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우리 아이가 나중에 비만해져서 놀림감의 대상이 되면 안될텐데라는 생각은 부모의 머릿속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다. 이만큼 우리 사회는 비만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눈에 보이지 않는, 또는 눈에 보이는 차별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항상 뚱보로 놀림이나 받아왔던 외모에 공부도 그다지 시원찮은 여고 1학년생이면서 누구나 꿈꾸는 멋진 대학생 오빠와 뜨거운 연애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학생은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작가는 이 뚱뚱한 여학생의 증발에서부터 추리소설을 방불케하는 치밀하면서도 간결한 구성으로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교직 11년차 담임선생님도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여고 1학년생 학급의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그리고 그 비밀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 나감에 따라 비만과 외모에 대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야간자율학습에 시달리며 시들어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청소년들이 짊어지고 있는 온갖 무거운 짐들이 모두 이 작품 속에 등장하게 된다. (거의 모든 청소년들이 그러하겠지만) 자신의 외모에 대해 고민 하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교에 몸담고 있는 모든 분들이 한 번은 꼭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에는 (이금이 작가의 자녀분이 그렸다고 하는) 이 책의 표지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보여지게 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상적인 남자친구로 그려지고 있는 진하오빠가 친구인 패트릭이 주인공을 포옹하였을 때 패주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느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유치한 차원의 질투의 감정이 아직도 사랑의 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다. 본문에서 발견된 오자는 다음과 같다. 95p 15줄: 있었던 황금소로로 마무리 짓는 코스로 잡았다. -> 있었던 황금소로를 마무리 짓는 코스로 잡았다. (사실은 “바츨라프 광장에서 ... 코스로 잡았다.” 라는 문장 전체가 좀 어색하고 비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