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5
김향금 (지은이), 이혜리(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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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 ‘솔거나라' 중에 탈과 탈춤을 소재로 한 그림동화예요.

말썽쟁이 건이의 심리를 통해서 우리 조상들이 지녀왔던 여러 가지 탈의 성격과
탈이 지니는 의미를 잘 전달해 주고 있죠.

시골의 할아버지 집에 맡겨진 건이는 한껏 말썽을 피운 뒤
혼날 것이 두려워 다락방에 숨습니다.
아이들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지요..
이 부분 부터가 어쩌면 탈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모습을 다락방에, 그리고 더 완벽한 어딘가에 숨고 싶은 마음을 탈이 가능케 해 주니까요..

옛적 우리 조상들은 현실에서의 갈등과 불만을 탈춤을 통해서 많이 정화시키곤 했다죠.

다락방에 숨어들은 건이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방의 액자 사진을 볼 때) 탈들을
발견하고는 하나씩 뒤집어 쓰기 시작합니다.

그 탈들을 썼을 때 현실에서 맞닥뜨린 건이의 걱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건이는 단지 탈주인공이 되어 호통도 치고, 웃기도 하고, 춤도 추어 보게 되지요..
이건 우리 조상들이 탈을 통해서 가졌던 탈의 역할을 꼬마아이 건이도 금방 익숙하게 섭렵(?)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 달이 지나면 데리러 오겠다던 아빠, 엄마에 대한 불만도 잊어버리고..
마당에 한껏 말썽을 피우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혼날 걱정도 탈을 통한 역할놀이로 금새 망각해 버립니다.

네눈박이 방상씨탈을 쓰고는 다락방 귀신들을 혼내주고,
소탈을 쓰고 네발로 돌아다니고,
양반탈을 쓰고 점잖게 기침도 에헴~ 거리며 해보고,
개구쟁이 말뚝이 탈을 쓰고는 양반들을 골려주기도 하며 신나게 놀지요.

그렇게 실컷 놀고 난 후 탈을 벗고 보니 현실의 문제가 덜컥 생각납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애초에 사건의 발단이었던 엄마, 아빠의 출현으로 건이의 불만은 해소가 되고
행복한 결말로 책장을 덮게 되지요..

마지막 장의
'그런데 탈을 쓰면… 정말 아무도 모를까, 내가 누군지? '
라는 건이의 의미심장한 말의 여운을 지닌채로...

이 책에는 아이들이 알아야 할 대표적인 우리 탈, 6가지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신앙가면의 일종인 구나가면(귀신 쫓는 탈)인 방상씨탈,
풍년을 기원하는 양주 소놀이굿의 소탈,
가장 한국적인 얼굴로 뽑히는 하회 양반탈,
전형적인 민중을 상징하는 말뚝이탈,
각시탈과
미얄할미탈...

얼마전에 아산 민속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탈들을 볼 일이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탈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더군요..
제가 보았던 느낌은 책에서 보았던 것과는 달리 어찌보면 흉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하긴 그 당시에 일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놀잇감으로서의 탈일 뿐인데
좋은 재료로 멋지게 만들어 졌으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던 저의 생각이 참으로 짧았다는 것을 금새 깨닫게 만들더군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좀체로 접해 보기조차 힘든 소재인 '탈'을
건이라는 개구쟁이 아이를 등장 시킴으로써 책을 읽은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건이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종류의 '탈'을 따라 잡을수 있도록 글을 구성한 점이 단연 돋보이는 점인 듯 합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 평론집 「그림책」에서 최윤정 氏가 언급했던 평을 옮겨 봅니다.
이하는 「그림책」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의 가장 큰 미덕은 이처럼 중심이 분명하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예술적 성과에 대해서는 다분히 회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혜리 그림 특유의 가벼움이 탈의 무거움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대부분 따로따로 작업을 하는 우리 나라 그림책의 창작 현실 탓이겠지만 많은 그림책들의 그림은 글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복사하는 일에 그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혜리는 텍스트 해석력이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힌다. 그것은 분명 이 작가의 커다란 장점이다. 하지만, 때로는 만화와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는 일러스트레이션들에서 깊이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은 종종 그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모든 문화유산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탈'에도 시간을 견디고 살아남은 흔적이 무겁게 스며 있다. 탈이 민중의 삶 속에 자리잡고 있던 당시의 문화적 맥락과 지금의 그것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탈이라는 오브제 자체는 그 앞에 선 감상자에게 필연적으로 그 거리를 환기시킨다. 그래서 아주 우스꽝스러운 광대탈 같은 것까지도 일종의 숙연함을 자아내지 않던가. 그런데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의 탈 속에는 이 거리가 없다.
건이의 일상 속에 있는 다른 오브제들과 탈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건이의 이야기라는 '허구'속에 녹아 들어 가버린 탈을 그려 낸 이혜리는 그 허구 바깥쪽에서 우리들에게 대물림되어 오고 있는 '문화유산'의 믿음직한 무게감을 별 고민없이 털어버린 셈이 되었다. 그 결과, 양반탈, 소탈, 말뚝이탈, 미얄할미탈 등등의 탈은 건이의 장난감과 별로 다르지 않게 전락될 위기에 처해 버렸다.
만일 작가가 탈에 관해서만은 다른 기법을 사용하든가, 사진이나 세밀화 등 보다 진짜 탈에 근접하는 이미지를 보여 주었더라면 전통이나 문화유산이라는 것이 훨씬 실감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표지 그림에 재사용된 컷을 보자.
탈 자체도 강조되어 있어서 그런지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른 탈에 비해서 훨씬 실제 탈답다. 그리고 탈에 난 구멍을 통해서 보이는 건이의 눈과 벌어지 입이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라는 발상을 생생샇게 시각적 이미지화하고 있다. 그런데 탈 뒤에 숨어 있는 건이의 얼굴을 잘 보면, 탈을 쓰고 있지 않았을 때와는 달리 기형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눈과 입 사이의 거리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 이런 실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책 속에는 부록으로 종이탈이 한 장 들어 있답니다.
저희는 말뚝이 탈이었는데 각기 다른건지 아니면 모두 말뚝이 탈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하은이는 시댁에서 읽혀왔던 책인지라 책구입 시부터 무척 좋아했었답니다.
탈을 쓰면서 한번씩 따라하던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하는 말이 떠오르네요..*^^*


하은이의 활용이 궁금하시면 +클릭+


*안동의 탈춤페스티벌에 갔었어요~*


*다양한 탈들이 정말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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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 - 네버랜드 Picture books 098
헬메 하이네 (지은이), 황윤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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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서평하기에 앞서 잠시 고민을 했더랬어요.

이 책은 단권이지만 내용이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어서
아직 하은이가 그 책들을 두루 보질 않은 상태이고
저도 아직은 시리즈 전체를 평할 수가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매력을 전하지 않고는 베길수가 없는 그 무엇이 자꾸 저를 재촉하네요..^^

이 책 「세친구」에는 영~ 친구로서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수탉 프란츠, 생쥐 조니, 돼지 발데마르라는 세명(?)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간이 표제지를 보면 우습게도 체격이 작은 프란츠와 조니가 줄을 돌리고
뚱뚱한 발데마르가 줄을 넘으며 놀고 있는 그림이 있네요..
뒷 장에 그들 셋이 어디를 열심히 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책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이 셋이 간 곳은 농장 식구를 깨우기 위해서였군요..


프란츠가 홰를 쳐서 농장의 가축을 깨워야 하는데
프란츠의 친구인 발데마르와 조니가 친구랍시고 도와주러 온거네요..
발데마르는 나팔을 불어서,
조니는 쇠망치를 두들기면서...

이렇듯 세친구는 늘 함께 그리고 엉뚱하게 여행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친구라고 늘 좋지만은 않게 때론 먹을것으로 질투도 하면서요..

그렇게 놀면서 지난 하루끝의 잠자리도 그들은 함께여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한곳에서 같이 자려고까지 하네요..
하지만 그러기가 여의치 않자 그들이 함께 하고자 만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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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이도 이제 제법 친구가 생겨서인지 이 책을 자주 보네요..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세친구의 행보가 재미있는지
책장을 덮으면 "또~" 읽어달라고 합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는 헬메 하이네의 독특한 그림세계가 수채화풍으로 깔끔하니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은 세친구의 에피소드를 담은 「세친구의 즐거운 나들이」, 숙연한 느낌의 주제(죽음)를 다룬 「영원한 세친구」로 이어지는 시리즈 중의 한 권입니다.

각기 특징적인 캐릭터가 친구로서 어떻게 뭉치는가(?)에 대한 모습을 작가 특유의 익살로 너무도 재미있게 그려 놓았네요...
저는 그 모습들에서 정말 배꼽을 잡는답니다.


프란츠는 가는 두 다리로 운전대를 다잡고
조니랑 발데마르는 양옆의 패달을 열심히 굴립니다.
그 바퀴, 어디 굴러갈 것 같지도 않은데 말예요.


그리고 갈대밭에서 낡은 배 한척을 발견해 모두 해적이 될 때에도 그들의 궁합은 너무도 잘 맞지요..
프란츠는 돛이 되고, 발데마르는 낡은 배에 생긴 구멍을 탄력있는 살로 메웁니다.
생쥐는 그 배의 노를 젓구요..
그 배, 어디 나아갈수나 있을까요?


또 낚시를 할 때는 어떤가요?
프란츠는 미끼(지렁이)를 입에 물고 있고
조니의 꼬리는 낚시줄이 되어서 길게 드리워져 있네요..
그 꼬리로 어디 고기를 낚을수 있을런지요..

이렇듯 작가는 곳곳에 세친구의 익살을 섞으며
(세친구의 익살은 이야기가 끝난 책의 맨 뒷장에도 이어져 있답니다.)
그 속에서 개성은 다르지만 뭐든지 하나가 되는 '친구'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은연중에 심어주는 것 같더군요..
굳이 '친구'란 개념을 정의해 주지 않더라도 말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버찌를 먹은후 자전거를 세워둔 채
세친구가 쉬고 있는 장면이 너무 좋더군요..
풀속에 제각각 앉아있는 모습이 싱그러워서요..

아이가 친구를 사귀게 될 때 한번쯤 보여주면 좋을 책인 듯 해요..
이 책에서 말하는 친구의 개념을 한마디로 꼽자면,
맨 마지막의 꿈 속에서도 만나는 친구가 진짜 친구니까요.라고 할까요..

여러분은 꿈속에서 만나는 친구가 있나요?


시리즈 책


Friends(영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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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우산 (양장)
류재수 (지은이), 신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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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야기」에 이은 류 재수 님의 두 번째 야심작(?)입니다.

얼마전에 하은이랑 아빠랑 유럽에서나 볼 법한 '분수쇼' 라는걸 함께 볼 기회가 있었어요.
한줄로 늘어선 분수가 현란한 조명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데 그야말로 일품이더군요..
그런데 그 광경을 예술로서 승화시켜 주는 무엇이 있었답니다.
바로 '음악'이지요..

그 분수들이 그냥 분수대에서 쏫구쳐 올랐다면 보는 이로부터 단순히 시원하다거나
굉장하다라는 감탄은 받았을 지언정 그 분수쇼가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매김 할 수는 없는 일이었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보았던 분수는 단순한 분출이 아니라 음악에 맞추어서 춤을 추듯 무언가를 표현하는 행위예술 같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이렇듯 단순한 것에서 한단계 끌어 올려주는 모티브..

「노란 우산」은 13개의 피아노 곡을 담은 CD를 한 장 포함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또는 책을 읽은 후 이 CD를 꼭 감상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고 책만으로는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감상을 다 전해 받을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곡가는 이 음반을 작곡하는데 2년의 시간을 들여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곡가 신승일 님의 인터뷰 글입니다.

<노란우산>의 음악은 가장 원초적인 음으로 돌아가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 그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도-미-솔"로부터 발전해 가는 13개의 피아노 곡들은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적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며, 서정성 짙은 그림들과 함께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작곡가의 말처럼 CD에서 흘러나오는 음률은 시작 두 마디가 피아노에서 가장 단순하다는 세 개의 음인 '도,미,솔' 음으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의 '노란 우산'의 테마로부터 다음에 흐르는 곡들은 조금씩 변형을 하면서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책에 있어서 CD의 중요성은 한껏 크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책으로서의 「노란 우산」은 어떨까요?

이 책은 작금의 히트작인 「백두산 이야기」보다 3년이나 앞선 1985년에 이미 아이디어가 떠올라 작업(?)에 들어갔다고 할만큼 오랜시간 동안 고심해서 출판된 작품입니다.
무려 다섯 번이나 고치고 다시 그렸다네요..
2001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무려 15년이나 걸린 셈이네요..

이 재수님의 「노란 우산」과 관련한 인터뷰 중에서 어떻게 착안을 하시게 되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기사에서 옮깁니다.

비오는 날의 촉촉한 향기를 담고싶었다. 같은 노랑색이라도 아름다워 봬는 것이 따로 있다. 같은 사과라도 어떤 것은 유난히 맛있듯이, 비오는 날의 독특한 기분, 비 냄새, 조용한 서정, 뭐 그런 느낌들을 담으려 했는데, 그걸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굉장히 오랜 시간 작업해야 했다.

그의 작가로서의 프로정신을 엿볼수 있는 대목인 듯 합니다.

글씨 하나 없이 그려진 그림책이지만
비오는 날 색색깔의 우산을 받쳐들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우산들의 행렬,
그 행렬이 지나치는 배경에서 충분히 비오는 날의 서정을 흠뻑 느낄수 있을 듯 합니다.

교훈적인 내용도 지문도 없지만
그저 흘러나오는 음반에 의지해서 표지를 넘기며 노란 우산을 따라가다 보면
놀이터도 지나게 되고 분수대도 지나고 빌딩을 지나 기차 건널목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모여든 색색의 우산행렬과 함께 교문을 통과하고 교실에 들어서게 되지요..

과연 누가 지문이 아닌 음악을 통해서 그림책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생각했을까요?

200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우수그림책'에 선정되고
미국에서 판권을 수입한 케인밀러 출판사에 의해 9월 미국에서 출간됐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책 관련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국제어린이 도서 협의회에 의해 '50년 통산 세계의 어린이책 40권'에도 뽑혔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세계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았다고 밖에 말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노란우산」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서평을 옮깁니다.

'Yellow Umbrella': A Rainy-Day Tale With Music but No Words
By JENNY ALLEN
노란우산 : 글 없이 음악과 함께 하는 비오는 날 이야기(글 : 제니 앨런)

When I first flipped through ''Yellow Umbrella'' and found a CD tucked in a plastic pocket inside the back cover, I felt cranky. Does everything have to come with a CD or a CD-ROM or a tape or a video? Can't a book just be a book anymore?

나는 처음 "노란 우산"을 펼쳐 들고 뒤 커버 안 쪽에 CD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좀 상했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그림책에 CD나 CD-ROM, 카세트, 비디오 테이프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더 이상 책은 책 자체만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So I put off listening to the CD, a musical accompaniment to the pictures in this lovely wordless book, fearing it would be superfluous at best, dumb at worst, and I focused on the softly colored illustrations that tell the simple story. It begins with just one bright yellow opened umbrella, seen from above and surrounded by a sea of soft grays.

그래서 나는 일단 음악을 듣지 않고 책을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글 없는 그림책에 음악이 반주를 한다면 최선의 경우 음악이 너무 좋아서 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작품 전체가 망가질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단 단순한 이야기를 부드러운 색채로 그려낸 그림책에 집중했다.

We know there's a child holding the yellow umbrella because a small image on the title page shows a child's legs and boots underneath it, but on that opening spread we see only the sidewalk beneath the umbrella and a walkway leading from a little house. Umbrella and owner, it seems, have just left the house. On the next spread, Yellow Umbrella is joined in front of another house by Blue Umbrella; on the next, Red.

책을 펴면 어린아이가 노란 우산을 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책의 속표지에 우산 밑으로 어린이의 다리가 보여진 작은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림책의 첫 페이지부터 우산 밑으로 보이는 것은 단지 작은 집으로부터 연결되어 이어진 단조로운 골목길뿐이다. 우산을 든 아이는 방금 집을 나온 듯 하다. 다음 장에서 노란 우산은 또 다른 집 앞에서 파란 우산과 만난다. 그 다음은 빨간 우산...

Page by page, more lambently colorful umbrellas join the group. The landscape changes -- the isolated houses give way to a playground, a canyonlike city street, a busy intersection -- but the backgrounds are subtle, all soft colors and soft edge; Jae Soo Liu's visible brushstrokes bring a lovely texture to the pictures and suggest the streaked, blurry look of a rainy day.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점점 더 많은 절묘한 색깔의 우산들이 모여들고 배경이 바뀌어 나간다. 외딴 집은 놀이터로 이어지고 골짜기 같은 도시의 거리, 바쁜 교차로 등 여러 가지 배경은 모든 색감과 형태가 부드럽게 처리되어 은은하면서도 교묘한 느낌을 준다; 류재수의 붓 자국이 살아있는 그림은 각 장면에 사랑스러운 질감을 제공하며 비오는 날의 풋풋한 경치를 이어나간다.

There are other wordless children's books. I'm fond of Raymond Briggs's classic tale ''The Snowman'' and of the richly imagined, funny fantasies ''Tuesday'' and ''Sector 7,'' both by David Wiesner. Call me a party pooper, but Alexandra Day's popular ''Carl'' books, in which a preternaturally competent dog cares for a baby, give me the creeps. On the other hand, I love Day's book ''The Christmas We Moved to the Barn.''

이전에도 글이 없는 그림책들이 있었다. 레이몬드 브리그즈의 고전적인 이야기 "스노우 맨"은 더 말할 나위가 없고, 풍부한 이미지와 재미있는 판타지를 펼쳐 보이는 데이빗 와이스너의 "화요일"과 "제7구역", 초능력을 가진 개가 어린 아기를 돌보는 이야기인 알렉산드라 데이의 히트작 "칼" 시리즈도 재미있다. 데이의 또 다른 책 "크리스마스에 우리는 헛간으로 이사했다"도 아주 좋다.

There's something special about wordless stories -- they're great for children who can't read to themselves yet, or who are new to English. But they also have another appealing quality. The author seems to be telling his audience: ''I know you, you're the kind of person who can follow this story; you don't need any words from me spelling it all out. I'm sure whatever words you think up in your head will be better than whatever I might have written -- that's why I've left it up to you.''

글이 없는 그림책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거나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 뿐 아니라 좀 더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 글 없는 그림책의 작가들은 독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 "당신은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 같은 독자에게는 굳이 내가 언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나의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연상하든지 그건 아마 내가 글로 쓴 어떤 이야기보다 더 훌륭하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이야기를 당신을 위해 남겨둔 것입니다."

''Yellow Umbrella'' offers the same flattering invitation. Children will probably make up a bit of bossy dialogue for Blue Umbrella, who likes being in front of the pack. And wordlessness suits this particular story perfectly, reflecting the muted, muffled quality that rain brings to a day.

"노란 우산" 역시 같은 방식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아이들은 어쩌면 파란 우산을 위해 좀 거들먹거리는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 글이 없다는 점은 오히려 완벽하다.

I was wrong about the CD. Dong Il Sheen, the composer -- who, like Jae Soo Liu, is Korean -- has written a sweet, cheerful score that doesn't just provide background noise; it enriches the experience. There's a simple, stout-hearted theme song, played on the piano, for this band of parentless adventurers, with variations and embellishments appropriate to each picture (pauses in the music indicate when it's time to turn the page). When we see raindrops making ripples on a river, we hear a quick plinking of the piano keys; a jittery version of the theme takes over as the umbrellas cross a busy city street.

CD에 대한 선입관은 잘못이었다. 류재수와 같이 한국의 작곡가인 신동일은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음악을 작곡했는데, 단지 배경음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함께 예술적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피아노로 연주되는 단순하면서도 가슴을 가득 채워주는 음악은 여러 가지 변주와 장식을 곁들여 전개되면서 어린아이의 여행을 보조한다.(음악 사이 사이의 침묵이 책장을 넘기라는 표시를 해 준다.) 빗방울이 강물에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빠르게 톡톡 튀는 피아노 음형을 들을 수 있고, 우산들이 분주한 길거리를 지날 때는 복잡한 테마가 연주된다.

Listening to the music slows down the experience of the book in the pleasantest way. I found myself lingering over the pages' dove grays and soft greens. Following the music and pictures together felt like watching a dreamily pretty ballet.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기분 좋게 늦춰준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는 동안 부드러운 회색과 녹색의 장면 속에 스스로 빠져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음악과 그림을 함께 따라가는 동안 나는 마치 꿈속에서 아름다운 발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Truth to tell, eventually I decided the book needs the music. The story is a bit unadorned without it; there are no faces, no figures until the very end, and for all the changing terrain, the action amounts to one long walk. No matter. Children and their parents who treat themselves to these gentle pleasures may well step outside on the next drizzly day and see its soft beauty, the way the grays give spots of color -- like umbrellas, traffic lights and taxicabs -- a luminous glow; they may well hear the sweet tune of ''Yellow Umbrella'' in their heads. The memory will brighten any rainy-day outing -- even a trip to school.

결국 나는 이 책에 음악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음악 없이 이 책의 이야기는 좀 너무 소박하다. 우산을 쓴 아이의 얼굴도 안 나오고 마지막 페이지 전까지는 몸이나 팔다리도 보여지지 않는다. 심각한 결점은 아니지만. 이 책의 잔잔한 즐거움을 만끽한 아이들과 부모들은 앞으로 비오는 날 함께 외출해서 책의 그림과 같은 촉촉한 정경을 즐기면서 "노란 우산"의 즐거운 테마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 기억은 어떤 비오는 날이라도 반짝 떠오를 것이다. 단지 학교 가는 길이라 할 지라도.

Jenny Allen is a freelance writer and stand-up comic in New York City.


다음은 이 책이 글없는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하은이가 읽어달라고 할 때 제가 어눌하게 읽어주는 스토리입니다.

[표지]
하은아 이게 뭐니? 그래 노란 우산이네..
노란 우산 친구가 어딜가나 보다..
어딜 가는지 한번 따라가 볼까?

[본문]
어~ 친구가 집을 나와서 길을 따라가고 있네~
파란 우산 친구도 막 집을 나섰네..
"친구야 안녕?"
"노란우산아 너도 안녕?"
"어~ 저기 빨간우산 친구가 골목길을 나온다~"

친구들이 어디를 가고 있니?
그래~ 다리위를 지나고 있네..다리밑을 봐~
동그랗게 물이 번지고 있어..

이번에는 어딜까?
놀이터네..뭐가 있니?
미끄럼틀이랑 시이소랑 그네, 회전틀도 보이네..
이젠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이건 어딜까?
분순데 물이 꺼져있다 그지?
이 친구들은 위쪽으로, 다른 친구들은 아래쪽 길로 가고 있네..

아~ 여긴 조심해야겠네..
어딘것 같아?
그래 계단이야..한발 한발 조심해서 내려가자~

모두 Stop!
기차가 오고 있어..여긴 기차건널목이야..
기차가 지나가니까 멈춰야 해..봐~ 모두들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지?

와~ 높은 빌딩들이 있는 건물속을 지나고

횡단보도도 건너가..차들은 모두 멈춰 있지?
초록색 신호등이 들어왔나봐..

이제 정말 친구들이 많이 모였네..
초록 우산친구, 분홍 우산친구, 주황 우산친구...
모두들 어디를 지나는것 같아?
그래~ 여긴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숲같아 보여~

모두 모두 어딜갈까? 무슨 얘기 하는것 같아?

와~ 저기 건물이 보인다.
저긴 무슨 건물이야? 학교(유치원)??
모두들 학교에 가고 있었구나..
이제 다 왔네..

모두들 들어갔어..
우산 친구들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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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와 늑대 - 미래 그림책 2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지은이), 프란스 하켄(그림), 유영미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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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음악동화에 속하는 책입니다.
우리들에게는 낯설은 분야이지요..
'음악동화'라니..

「피터와 늑대」는 후대에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이미 1936년 작곡되어 그해 5월 모스크바의 아동극장에서 초연되었던 적이 있는 뮤지컬을 이야기화한 음악동화입니다.

소규모의 관현악단과 낭독자에 의하여 연주되는 작품으로 피터·할아버지·사냥꾼·늑대·고양이·새·집오리와 같은 주인공들이 각각 특정한 악기와 주제에 의하여 표현되고 내레이션이 삽입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식을 띱니다.

이 곡의 작곡가 프로코피예프는 소련의 예술가입니다.
비교적 부유한 집에서 자란 프로코피예프는 9세 때 이미 피아노 반주가 딸린 오페라 《거인》을 작곡하였다고 합니다.
러시아혁명을 계기로 1918년 미국에 망명하여 유럽 등지에서 많은 곡을 작곡하였고
1933년 소련의 여러 차례에 걸친 귀국 종용으로 고국으로 돌아가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알렉산드르 네프스키》《교향곡 제5번》등을 완성했다네요..

「피터와 늑대」 동화속 등장 인물을 특정 악기(피터-현악4중주(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할아버지-바순, 늑대-3대 호른, 작은 새-플루우트, 오리-오보에, 고양이-클라리넷, 사냥꾼의 총소리-팀파니, 큰북)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느낌을 책만으로는 알수가 없습니다.
음악동화이니 만큼 표현된 장면을 음악을 들으면서 그 느낌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지요..

내용 말씀드리자면,

어느날 아침 피터가 문을 열고 푸른 풀밭에 나갔는데 거기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오리가 연못에서 놀고 있었어요.
새와 오리가 서로 싸움을 하고 있는데 고양이가 나타나서 새를 잡으려고 노리지만 새는 높이 날아가버리죠.
그 때 걱정이 된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늑대가 나오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피터를 집으로 데리고 갑니다.
할아버지의 걱정대로 늑대가 나타나고 잽싼 고양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서 늑대를 피하여 위기를 모면하죠.
하지만 연못에서 헤엄치기를 하던 오리는 도망치다가 그만 늑대에게 한 입에 삼켜져 버리고 맙니다.
피터는 문 뒤에서 이 모습을 보고 있다가 커다란 밧줄을 가지고 와서 돌담을 기어 오릅니다. 그러곤 새에게 늑대의 머리를 빙빙 돌게 유인한 다음 올가미를 만들어 늑대를 사로 잡아버리죠.
그 때 늑대를 쫓아오던 사냥꾼들이 나타나고 피터가 맨앞에 선 사냥꾼, 할아버지, 고양이가 동물원을 향해 당당한 행진을 합니다. 일행의 머리 위에서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고, 늑대의 뱃속에서는 통째로 삼켜진 오리가 알을 낳은채 꽥꽥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야기의 구성이 긴박감이 있어서 책을 보는데도 지루함 감이 전혀 없습니다.
음악은 이야기에 따라 때론 경쾌하게 때론 긴박하게 악기들이 연주되구요..


여러 가지 악기와 그 악기가 내는 음색을 판화형식을 빌린 재미있는 동화와 함께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접해줄 수 있는 훌륭한 책인 것 같습니다.


하은이는 처음에 음악이 연주되니까 무서워해서 한동안 음악을 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림책을 먼저 보았는데 늑대가 무서웠나 봅니다.
32개월 정도가 지나니까 책을 좋아하더군요..
책을 무지 봤습니다.
그러다 차츰 음악도 들으면서 책을 보게 되었는데
내용을 거의 이해하는 듯 합니다.
처음에 책을 읽혀줄 때 피터오빠가 나온다고 했더니 「눈오는 날」을 들고 오더군요..
눈오는 날에 등장하는 피터가 떠올랐나 봅니다..*^^*
얼마전에 하은이 품모임에서 이 책을 테잎과 함께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집중해서 듣고 보던지 놀랐습니다.
playtime이 제법 길었음에도 말입니다.

동화를 인형극으로 보시려면(조금 기다리세요)


내레이션과 함께 들으시려면

위의 mp3로 듣는 내레이션은 조수미가 들려주는 것과는 질적으로 틀립니다.
조수미 내레이션의 피터와 늑대를 권해 드립니다.
성악가 조수미를 다시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더군요..

tip

1. 여러 악기의 모양과 간단한 설명을 보실수 있습니다.
click

2. 악기의 소리를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click


참, 영어본도 있답니다.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비디오도 있네요.


[Make Mine Music]이라는 75분짜리 음악 애니메이션 콜렉션 속에 수록되어 있다.

조수미 내레이션의 c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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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이불 - 비룡소의 외국 그림동화 59
앤 조나스 (지은이), 나희덕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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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책을 대하다 보면 상상력의 대단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 책 「조각이불」 또한 그런 면에서 아이의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할 수 있는 그런 류(類)에 해당하는 탁월한 책인 것 같습니다.

도널드 크루즈의 아내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앤 조나스의 화려한 작품세계가 유감없이 돋보이는 작품, 「조각이불」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나에게 새 이불이 생겼어요."
"커다란 새 침대에 덮을 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신 이불이에요.
어릴 때 내가 쓰던 헝겊들을 모아서 만들었어요."

제목이나 내용에서 이야기 하고 있듯이 이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이불은
아이가 사용했던 커튼이나 침대이불의 조각, 그리고 아이가 아기 때 입던 잠옷,
웃옷, 바지 등의 자투리 천을 이어서 새롭게 하나의 커다란 이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시작돼요.

헤지거나 낡아서, 아니면 작아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천들을 새롭게 아주 근사한 아이 이불로 만들어 주시는 부모님(아이는 분명히 엄마, 아빠라고 언급하고 있죠..)의 따뜻한 배려가 '이불'이라는 소재에 고스란히 담겨서 밤마다 아이를 사랑으로 덮어줄 것만 같아요..



부모님의 세밀한 손길이 들어있는 조각이불은 아이의 상상속에서 또한번 즐거움을 주게 됩니다..
한조각 한조각이 조금씩 조금씩 형체를 띠면서 커다란 마을로 바뀌어 버리죠.

단순한 조각이불에서 마을로 바뀌어 가는 장면..
여기에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는 작가의 그림솜씨가 일품으로 다가옵니다.

창문은 점점 짙어지면서 밤을 이루고 창문옆의 코끼리 액자는 어느새 둥근 보름달로 변해 버립니다.
밤하늘로 변한 창문사이로 쏟아져 들어온 별들이 마을로 쏟아지는 순간
이제 조각이불은 더 이상 이불이 아니라 마을전체가 되어 버리죠..

여기부터 이제 강아지 인형 샐리를 찾는 아이의 놀이가 시작됩니다.



삐에로의 곡예가 한창인 서커스 장에도 가고, 우리에 갇힌 동물들도 만나고,
불켜진 집들이 있는 마을어귀에도 가고, 꽃밭에도 가죠..
때론 무시무시한 터널을 빠져나가야 하기도 하고 보트가 떠있는 물가에도 가고,
터널보다 무서운 울창한 나무 숲속을 지나기도 하면서
아이는 마을로 변한 조각이불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죠..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그렇게 해서 강아지 인형 샐리가 있는 곳에 다다른 아이,
하지만 그곳도 작가의 기발한 상상이 있는 곳이죠..

아이가 샐리를 찾아서 다닌 한조각 한조각의 자투리 천이 상상의 세계에서 의미를 지니듯
자신과 연관된 추억이 있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이불은
아이에게 더할나위없이 소중한 앨범이 되어 아이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겠죠..


앤 조나스 (Ann Jonas)

<당신이 아기였을 때>, <아기곰 두 마리>가 있으며,
1983년 '뉴욕타임스'가 '최고의 어린이 도서'로 선정한 <왕복 여행>, <구멍과 엿보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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