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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 - 온 국민 애착 프로그램 <1박 2일>을 따라 떠나는 ㅣ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1박2일은 대한민국 생활인으로서 평소에 여행할 수 있는 단위로 딱 적합한 일정이 아닐까 싶다.
국토가 그리 크지 않으니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 심호흡을 한번하고 복잡한 머리를 비우며 생각을 재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
그러면서도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오기에 힘겹지 않을 정도의 기간으로 보인다.
그런 견지에서 국민 프로그램이라 불렸던 ‘1박2일’은 애초에 컨셉과 포인트를 제대로 잡았던 셈이다.
2박3일만 되었더래도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하기에 벅찬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물건너 먼나라 이야기가 되었을테고 그만큼의 인기를 구가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터이다.
전국을 권역별로 수록한 편집은 아무래도 일목요연해 보이고 특정지역을 찾고자 할 때 한눈에 일정을 계획할수 있어 편리한 잇점으로 작용한다. 3년에 걸친 제작기간동안 다녔던 곳이 숱한데 재차, 3차 들른 곳은 한번에 묶어 다루어 놓았다. ‘1박2일’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덕분에 얻게 되는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이런 편집을 위해서 작가는 국민프로그램을 빠뜨리지 않고 일일이 챙겨보아야 했을테니 그 수고도 만만치 않았겠다 싶으다.
책은 전체적으로 1박2일 여행지를 충실히 답사하는 성격을 띤다.
촬영지 서두에 방송분량을 일부 도입부로 서술하고 있어 국민프로그램을 애청했던 시청자라면 대번에 ‘아~ 그곳(그 장면)’하며
그때의 배경화면이 차례로 오버랩되며 책속의 사진이 더이상 낯설지가 않을 것이다.
책을 받아들고 하루에 한권역씩 읽으며 나는 새삼 지난 1박2일 프로그램의(엄밀히 말하면 제작진) 탁월함과 대면할 수 있었다.
비록 예능으로 분류된 프로그램이지만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곳곳을,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눈에 담기에 거룩해 보이기까지 하는 장면을
안방에 전해주기 위해 그들이 많이 고심하였을 날들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에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촬영하였던 일부 촬영지 장면이 새삼 떠올랐다. 촬영지 선정에 있어서도 하나 버릴게 없는 대한민국의 속살을 속속들이 찾아내어 우리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수 있도록 애쓴 족적에 뒤늦은 감사의 마음이 새록새록 번졌다고나 할까.
책은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을 담을 수 없으니 기술좋은 사진작가의 멋진 스톱장면만 군데군데 얹혀져 있어 휑뎅그레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으로 만나는 낯익은 우리국토의 면면을 또 이리 대할수 있으니 이것도 얼마나 좋은가!
전직기자였던 작가는 촬영지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이야기를 풀어주는데 꽤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들이다.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허점을 작가의 교양과 지식으로 채워주고 있어 눈도장 찍고 돌아오는 여행을 탈피할 수 있어 좋다.
강원도 영월편의 선돌에서는 영화촬영지와 얽힌 영화이야기를 풀어주는데 영화화된 촬영지를 다녀온 후 관련영화를 찾아 보는 것도 꽤 괜찮겠다 싶게 장면의 키포인트를 요약해 주는 솜씨가 훌륭하다. 얼마전 공동경비구역 JSA를 봤는데 대학생의 MT 메카인 강원도 강촌을 소개할 때도 영화의 한 장면 소개를 절묘하게 곁들인다.
전라도 벌교편에서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전체 이야기를 장소따라 들려주는데 마치 문학기행을 하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아주 오래전 읽어 기억이 퇴색된 이때 관련 장소를 따라 예전 읽었던 그때의 느낌을 떠올리며 따라가는 가이드도 꽤 괜찮았다.
TV에 방영된 모든 곳을 수록하지 않았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대표격 여행지를 꼼꼼히 챙겨서 필요한 정보를 그때그때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은
굳이 ‘1박2일’이라는 타이틀을 벗고서도 얼마든지 여행가이드북으로 경쟁력이 있어보인다.
주말에 1박2일 일정으로 길나서기를 즐기는 우리가족에겐 더없이 유용한 가이드북이 될듯 싶으다.
유람전 이곳저곳 소재지 기관에 관광가이드북을 신청해서 계획하기를 번거로와 하던차에 달랑 이 한 권 들고 길나서기를 해도 이틀이 헛되지 않을 유람을 즐길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기관에서 제공하는 가이드북도 계속 주문할 생각이다. 이 가이드가 정말 꼼꼼하게 잘 되어 있다^^)
프로그램 방영이후 꼭꼭 숨겨져 있던 곳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그들이 훼손한 자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며
우리 여행객들이 그만큼 성숙된 여행자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일체의 행동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천혜의 비경을 품은 곳을 굳이 세상에 알려 자연을 훼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부의 비판론이 끊임없이 대두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훼손하지 않고 그 자연을 대할 수 있다면 그것을 알려주는 이를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의 비상식적 소치를 개탄하며 어떻게든 그것을 계몽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찾도록 고민해야 할 것이고
여행자들은 일상에서 억눌린 한풀이를 제발 자연에 돌리지 말아야겠다.
‘안 온 듯 가소서’ 이렇게 말하는 자연의 소리를 경청할 일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