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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1 ㅣ 비밀의 정원 1
모드 베곤 그림, 안수연 옮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원작 / 길벗어린이 / 2024년 1월
평점 :
그래픽노블이어야 가능했던 이야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표정변화와 다양한 꽃들의 모습.
내가 어릴 적에는 동화책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어린이책은 전집으로 접할 수 있던 시절이었다. ‘소년소녀세계현대명작전집’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컬러판이었다. 톰소녀의 모험, 소공자, 소공녀, 장발장 같은 책들을 읽었던 것같다. 그 중에 ‘비밀의 정원’을 읽었던 기억은 없다. 전집에 없었던 것인지 사준 책은 제대로 읽지 않는데 엉뚱한 친구가 매일 같이 찾아와 한 권씩 빌려가는 모습에 친구 어머니의 잔소리로 친구에게 더 이상 눈치가 보여 책을 빌리는 일을 멈추었기 때문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추억 속에서 길벗어린이에서 그래픽 노블로 출간된 <비밀의 정원>을 만났다. 1권의 표지는 녹색의 덤불에 날아가는 새 한마리와 씩씩해 보이는 여자 아이의 모습이 보이고 2권의 표지는 수많은 꽃들이 핀 정원 속 세 아이의 밝은 미소가 담겨 있다.
비밀의 정원은 콜레라로 부모님을 떠나보낸 고집불통의 심술꾸러기 여자 아이가 영국의 황량한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래픽노블이어서 더 아름답고 변화하는 정원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1911년에 처음 발표된 <비밀의 정원>은 농장, 정원, 유머, 도련님과 같이 요즘 아이들의 정서와 관심을 담아내기 어려운 세계명작을 현대적인 각색과 화려한 삽화로 아이들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몸이 이상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고 허구한 날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콜린처럼 황무지 공기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래픽노블이어야 가능했던 이야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표정변화와 다양한 꽃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