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렁이 구조대 ㅣ 이야기친구
유인근 지음, 메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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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그것을 삶에서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래서 교실의 배움이 아이들의 삶과 이어지는 일은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


이 책은 실제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여러 장면을 동화로 담았다. 산들 선생님은 어느 날 지렁이를 같이 구해 보자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지렁이 박사님을 교실로 초대해 지렁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새끼 지렁이를 분양해 준다. 징그러운 지렁이를 키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들은 지렁이를 가까이 하면서 점점 지렁이의 생태에 대해 알아가고 학교 근처 호수 공원으로 지렁이를 구조하러 나서기도 한다. 호수 공원 산책길에서 많은 지렁이를 구한 아이들은 이제 아이들이 직접 구할 수 없는 지렁이들에게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을 읽는 어린이들 역시 산들 선생님 반의 한 사람이 되어 이 여정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작은 생명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렇게 한 교실의 작은 움직임은 책 속 이야기가 되어 더 많은 어린이의 마음에 닿는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이제 도시의 길 위에서 만난 지렁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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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7
케이트 비턴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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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상실이라는 감정은 어떻게 다가올까? 소중히 키우던 반려동물과의 이별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이 아이들에게는 더 낯설고 크게 느껴질 것이다.

레베카는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섬에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바다로 나갔다가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남편의 모자를 쓰고
남편의 도끼를 들고
장작을 쪼개는 그녀의 얼굴에는
굳은 다짐이 보인다.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해내려는 듯이……


 슬픔에 무너지지 않는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남편의 모자와 도끼를 몸에 지니고 일하는 모습은 떠난 사람을 마음에 품은 채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처럼 보였다. 소리 내어 울지 않아도 그 조용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상실의 슬픔은 그녀 곁에 늘 머물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맡겨진 일을 해내야 하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 내야 한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우리에게도 저마다 맡은 삶의 몫이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그 삶을 살아 낼 것이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조금씩 자기 삶을 맡게 될 것이다. 그 길에서 언젠가 이별을 만나기도 할 것이다. 상실의 아픔에 오래 머물기 보다는 슬픔 곁에서도 자기 몫을 해내며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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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친구들 : 가을 알밤을 찾아라 ㅣ 바람그림책 182
김고운 지음 / 천개의바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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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친구들》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첫 번째 이야기 《한여름 밤의 대소동》의 표지를 보자마자 귀여운 똥강아지들에게 반해 버렸다. 두 번째 《가을 알밤을 찾아라》에서도 해맑게 웃는 표지 속 동구를 보자마자 나도 따라 미소 지었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가을이다. "아이고~ 우리 똥강아지들 왔구먼." 하는 할머니 말처럼 옹기종기 몰려다니는 시골 똥강아지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똥강아지들의 마을 나들이에 가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어른들은 추수를 앞둔 논에서 참새를 쫓고 허수아비를 세운다. 마을 담벼락에는 늙은 호박이 쌓였고 마당에는 고추를 널어 놓고 말리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잘 익은 감을 따고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었다. 전작 《한여름 밤의 대소동》과 나란히 놓고 계절의 변화를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아도 재미있겠다.

풍요로운 가을이다. 시골 마을 곳곳에 맛있는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그 가을 풍경 속에서 알밤을 찾아다니는 똥강아지들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석이 다가온다.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손녀가 오는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인다. 보름달이 뜬 마당에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밥상을 차려 놓았다. 강강술래를 외치는 똥강아지들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 곁에서 가을밤이 깊어 간다. 온 동네 똥강아지들이 담장 너머로 몰려든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과 함께 ‘동구와 친구들’을 따라 그림 속 가을의 변화를 살펴보면 좋겠다. 마을 어르신들이 가을 동안 어떤 일을 하시는지 찾아보아도 좋겠다. 마을회관에 모여 추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가족을 기다리는 마음도 헤아려 볼 수 있겠다. 누군가를 기다려 본 경험을 서로 나누며 그림책 속 할머니의 마음에 공감해 보아도 좋다. 한 장면 한 장면 천천히 다시 넘기며 가을이 오면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펼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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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연대기 ㅣ 반올림 67
김미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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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일
누군가의 현재와 미래를 조건 없이 응원하는 일


매년 방학 과제로 5분발표를 내주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을 방학 동안 깊이 있게 알아보고 개학하면 친구들에게 5분 동안 들려주는 활동이다. 강아지, 앵무새처럼 키우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삼는 아이들도 있고 지진이나 빅뱅, 공룡처럼 학습과 관련짓는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아이돌을 주제로 발표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아직은 대부분 가수의 이름이나 노래 제목을 단순히 전하는 데 그친다.  그래도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나의 덕질 연대기> 속 주인공은 추운 겨울, 재래시장 한 귀퉁이에서 무명가수 서윤을 만난다. 그가 부르는 노랫말로 위로를 받고 그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누군가의 삶을 응원하는 일. 그것이 아이돌일지라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을 온전히 응원해 본 아이들이라면 그 응원의 방향을 내 곁에 있는 사람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돌뿐 아니라 야구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바로 가져다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 다른 팀이나 다른 아이돌의 인기와 경쟁하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을 아이들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 마음이 내 곁의 친구들이나 다른 이들에게까지 옮겨 갔으면 하는 마음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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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는 슈퍼 히어로 ㅣ 생각곰곰 19
모이샤 켈러웨이 지음, 박규리 옮김 / 책읽는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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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에서 론은 말포이에게 민달팽이 토하기 마법을 걸었다가 부러진 지팡이 때문에 본인이 민달팽이를 토하게 된다. '오해받는 작은 생물들(Misunderstood Minibeasts)'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이 바로 이 민달팽이다. 작가 모이샤 켈러웨이는 영국에 사는 그림책 작가라고 하는데 영국인들에게도 민달팽이는 징그럽고 불편한 존재인가 보다. 그림책의 주인공 '달탱'이는 초록색이다. 영국에서 만나는 민달팽이들은 우리와 달리 초록색인가 보다. 내가 학교 화단에서 만난 우리나라 민달팽이들은 모두 갈색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징그러웠을지도 모른다. 끈적한 점액질과 식물을 갉아대는 민달팽이는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런 작은 생물들을 자세히 알게 되면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지식정보 그림책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거나 교훈적인 내용을 어설프게 전달하다 보면 아이들이 지루해하거나 흥미를 금방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민달팽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심술궂은 민달팽이가 자존감 교실을 다니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다양한 민달팽이의 종류부터 신체적 특징을 살펴보고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알아보며 민달팽이만의 특별함을 찾아간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사람들에게 거부당하고 미움받는 민달팽이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오해와 편견 속에서 존재 그 자체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놀라운 사실.

  1. 몇 몇 달팽이 종이 여러 세대에 걸쳐 천천히 민달팽이로 진화했다
  2. 민달팽이는 발이 하나다
  3. 민달팽이의 이빨은 2만 7천여개나 된다
  4. 민달팽이는 몸이 잘려도 다시 자라난다
  5. 어떤 바다 민달팽이는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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