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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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덧 2012년의 마지막달이 다가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눈 날리는 겨울이 온 것입니다.
퇴직을 앞둔 산골 역장의 마지막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인생역정을 경험한 아사다지로가 쓴 것입니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회현상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사회 현상을 그린 방법이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가 있을까요? 사람은 가슴에 간절한 소망을 감추고 살고 있나봐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그 상처를 가슴 깊숙이 담고 살아낸 세월이 드디어 터져버린 것입니다. 자신을 지탱해준 평생의 일터에서 떠나겠다 되는 순간 가슴에 담긴 상처에서 드디어 못 이룬 갈망이 분출하게 된 것입니다.

오토마츠 역장은 키워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딸의 모습을 인생의 마지막 갈망으로 투영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딸의 환영에서 속 깊은 사랑을 품고 떠나보낸 아내의 모습을 끌어냈습니다. 결국 마지막 순간에 가장 사랑한 두 사람의 품을 향해 떠난 것입니다.

책장을 덮으며 떠나고 싶어졌습니다. 먼 두메산골 작은 역의 벤치에서 나의 사랑과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뛰어온 삶에서 이제는 천천히 걷는 나를 발견하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속도를 줄이다 오토마츠 역장처럼 가장 보람된 일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으로 떠나가는 마지막을 향유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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