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처가 더 아프다 - 유독 마음을 잘 다치는 나에게 필요한 심리 처방
최명기 지음 / 알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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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부터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뜯어내자니 아프고 그냥 두자니 거슬리는 손톱 거스러미 같은 작은 상처들은 일상 곳곳에 포진해 있다. 대수롭지 않은 생채기도 오래 방치하면 괴사가 일어나거나 심각한 병이 될 가능성도 크다. 정신과 의사 최명기는 이 책에서 마음의 생채기를 유발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집어주고 그에 맞는 처방을 준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 보면서, 일상의 작은 상처는 발뒤꿈치를 깨무는 뻣뻣한 신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신어도 자꾸 생채기를 내는 신발이라면 내 발과 맞지 않는 것이다. 신발도 내 발도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서로 맞지 않는 것, 다르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는 경우보다는 무심결에 상처를 주고 은연중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상처를 주고 받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상처를 받는 사람의 심리와 상처를 주는 사람의 심리를 간결하고 명쾌하게 풀어준다. 상처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돌고 도는 것 같다. 살면서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받기만 하는 경우는 없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가해자도 다른 상황에서는 상처를 받는 피해자이기도 하다. 역으로도 마찬가지.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뒤꿈치를 깨무는 뻣뻣한 신발 때문에 절룩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과감하고 명쾌한 조언을 준다. 너무 아프면 벗어버리자는 것이다. 그 고약한 신발이 가족일지라도 끊임없이 나를 아프게 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맞다는 것이다. 사회나 상황이 조장하는 죄의식에서 자유로워지자는 말이다.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것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심리 처방들은 단순하고 현실적이다.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아보라든가, 상상으로라도 복수하라든가. 엉뚱하고 비겁해 보이지만 인간적이고 솔직한 처방에 속이 후련해진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에 등장하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떠오르기도 한다. 따끔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든다. 후시딘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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