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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블랙북 - 여행스토리가 있는 아티스트 컬러링북
손무진 지음 / 글로세움 / 2015년 4월
평점 :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컬러링북이다. 페인팅 작가 손무진이 세계 각지에서 작업한 민그림들에 단편적인 감상이나 짧은 문장을 앙구어 담았다. 거친 연필선이 비치는 그림들에는 일상의 잔잔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산이나 강, 등대, 정박해 있는 배, 볕바라기 하는 빨래들, 커피와 도넛, 서 있는 자전거 같은 정적인 그림, 자동차와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시가지 풍경, 보트나 코끼리를 탄 사람들 같이 역동적인 그림들까지 고루 실렸다.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한 것, 빠르고 거친 연필선으로 명암을 강조한 그림은 (보기에는 좋지만) 마땅히 색칠할 만한 여백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인) 아기자기한 컬러링북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구미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 색칠보단 감상
단순히 색칠만 하기보다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감성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손무진이 손끝으로 풀어내는 익숙하지만 색다른 여행의 기록에 자기만의 이야기와 색을 입혀볼 수 있겠다. 색칠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컬러링tip도 소개하고 있어서 컬러링북 초보자(?)들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멋지게 색칠할 수 있다. 다양한 색칠 도구를 사용하면 더 좋을 것 이다. 나는 유성색연필과 수성싸인펜을 사용해서 칠했다.
연필선이나 명암을 살려내려면 수채물감이나 수채색연필도 좋을 것 같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일일이 색칠하지 않아도 좋다. 포인트만 정해서 색을 입혀도 멋지다. 선과 여백만 있는 컬러링북을 놓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봤다. 여백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라면 이 책이 적합할 수도 있겠다. 칠하고 싶은 부분만 정해서 약간만 색을 입혀도 근사한 그림이 되니까 말이다. 부담 없이, 힘들이지 않고 채색하고 감상도 하고 여행의 감성까지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컬러링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