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프 패러독스 - 매번 스스로 무너지는 당신을 일으켜줄 멘탈 강화 프로젝트
스티브 피터스 지음, 김소희 옮김 / 모멘텀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M씨가 기르던 개 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작고 마른 푸들종이었는데, 문제가 많은 녀석이었어요. 집안 여기저기 오줌을 휘갈기고 다니면서 사람이 불러도 본체만체 하는가 하면, 움직이는 모든 것(사람, 자동차, 고양이)을 쫓아가면서 깡깡 짖어댔지요. M씨가 녀석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이름도 불러보고 큰소리를 쳐봐도 소용없었습니다. 뭐 저런 개가 다 있냐며, 급기야는 신고 있던 슬리퍼를 집어던지는 M씨에게 나는 말해주었습니다. 다 M씨 탓이야. 개를 길들이지 않은 M씨 책임이라고.

 

    영악한 짐승은 거꾸로 M씨를 길들이고 말았습니다. M씨는 방바닥에 고인 의 오줌을 치우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개가 바깥에 나간다고 선언하면 곧바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럴수록 그 작은 짐승은 제멋대로 날뛰었습니다. 달리는 차에 뛰어들거나 고양이를 물어뜯고 썩은 음식을 주워먹으면서, 주인이 제지하면 이를 드러내고. 아, 짐승! 말그대로 짐승 자체였지요. 기가 찼어요. 작은 짐승 한 마리도 길들이지 못하고 절절 매는 M씨가 답답하고 한심했지요.

 

    우리 머릿속에 침프를 데리고 있는 것은 개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개의 본성은 당신 책임이 아니지만 그 개를 관리하고 올바르게 행동하게 할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 (본문에서)

 

    무슨 개소리냐. 지금 소개하는 책, 《침프 패러독스》를 읽으면서 M씨와 그의 개를 떠올렸습니다. 스포츠 심리학자이자 정신과의사인 저자는 우리 머릿속에도 저 M씨의 개와 같은 짐승 한 마리가 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변연계'를 가리키는 것인데요. 흥미롭게도 '침팬지(줄여서 '침프')'에 빗대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들앉은 이 짐승은 실제 침팬지와 마찬가지로 '인간(전두엽)'보다 다섯 배는 힘이 세서 쉽게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화가 나거나 두려울 때,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침프'는 감정적 사고로 이성을 흐리거나 우리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성격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당신의 모습이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당신의 성격이다. 이런 성격에서 이탈한 경우는 침프에게 납치된 것이다. (본문에서)

 

    침프'는 우리(인간')와는 별개의 개체, 그저 감정적기계'에 불과하지만, 인간'이 그 기계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 성격과 삶이 흘러가는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침프'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적절한 통제와 관리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인간 뇌의 작동원리와 그 활용법을 쉽고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심리적 우주'라는 우리 머릿속의 관계도를 통해 침프(변연계)'와 인간(전두엽)', 내 안의 침프와 다른 사람의 침프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싫어한다'는 '친하지 않다'라는 단어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당신이 선택하는 단어는 당신과 남들에게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한다. 침프가 그 단어를 좋아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기 의견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에서 곧장 뛰쳐나올 것이다. (본문에서)

 

    얼마 전에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습니다. 주차장 문제로 시비 끝에 앙심을 품고 상대방 개의 몸통을 전기톱으로 두동강 냈다는 기사였습니다. 머릿속 짐승을 통제하지 못해 죄없는 다른 짐승이 죽었습니다. 인간의 짓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 더이상 뉴스도 아닌 것 같은데요. 이런 위태로운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침프인가 인간인가. 툭하면 침프에게 납치당하면서 후회와 자책으로 물든 삶을 이어갈 것인가, 침프를 우리에 가두고 당근과 채찍으로 길들이는 주인이 될 것인가. 사람 되기 는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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