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심리학 -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설득과 협상의 비밀
표창원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표창원 교수의 신간이다. 범죄심리를 비즈니스에 적용시킨 점이 흥미롭다. 흉악한 범죄자들을 상대하는 프로파일러와 비즈니스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저자의 입장은 다르다. 피의자(혹은 증인, 피해자)와 면담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캐내는 고도의 심리전략은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이다. 수사 현장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현장 역시 상대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숨겨진 심리학》은 표창원 교수가 다양한 사건 현장에서 터득한 설득과 협상의 암묵지라고 할 수 있다. 

 

 

   협상의 현장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정보'이다. 수사 현장에서 피의자나 증인의 거짓증언은 사건에 큰 혼선을 초래한다.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그만큼 시간과 인력 낭비가 심해지는 것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뿌리는 일은 흔하다. 그러므로 자기가 입수한 정보의 '정확성'에 대해서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러하듯 상대 역시 맹수의 눈으로 나의 정보를 노리고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설득과 협상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설득이나 협상의 결과는 '말'을 얼마나 잘하는가에 달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인간의 의사소통에서 표정, 눈빛, 자세 같은 '몸짓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말투나 음정, 음색, 빠르기나 높낮이, 호흡 같은 음성 표현이 38%이고, 마지막으로 단어나 문장 표현에 따른 의사 소통은 고작 7%에 머문다고 한다. 입으로는 얼마든지 거짓을 만들 수 있지만, 숨겨진 무의식이 우리 몸을 통해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협상 테이블에서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즉 '몸짓언어'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상대의 몸짓언어를 관찰하는 동시에 상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몸짓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설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범죄 현장에서의 면담이나 비즈니스 현장의 협상 자리는 그 분위기나 목적 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책에는 사건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사례들, 특히 피의자 면담 과정이 자주 언급된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진실하게 접근하면 끝내 마음의 방어막을 허물고 진실을 털어놓는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이 법칙을 적용할 수 있다. 정확한 정보나 유리한 조건을 쥐고 있어도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 역시 자기 나름의 유리한 조건과 정보를 쥐고 있으면서 이쪽을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고도의 심리전략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냉정해 보이는 프로파일러의 주장이다. 표창원 교수는《숨겨진 심리학》에서 진실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 상대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실제 사례들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현장 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에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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