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지식 클럽 - 지식 비평가 이재현의 인문학 사용법
이재현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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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 현실에서 자유주의를 말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7쪽)

 

 

   이재현. 책을 읽다 책날개에 기재된 글쓴이 소개 문장을 다시 읽게 된다. 전작을 살핀다. <나는 삐끼다>.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막연한 친근감의 이유를 책을 계속 읽다가, 읽다가 어느 순간에 스쳤다. 이름 석 자는 잊고 지냈지만 그의 책은, 한때 독서광 연연하면서 무턱대고 잡아 읽던 때에 스쳤던 기억이 난다. 그제서야 그의 문장 또한 낯설지 않음을 깨닫는다.

 

   <두더지 지식 클럽>은 요즘 내가 읽어가는 책들과는 상이하고, 특이한 구성을 보인다. 고유명사, 혹은 유명인사와의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기법을 사용하면서 읽는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쓰기를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에 앞서서 글쓴이는 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사전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이후에 앞서 설명한 인터뷰 형식으로 글을 풀어가고 있다.

 

   글쓴이는 '프롤로그'에서 '좌빠', '자빠'에 대한 설명으로 이 책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구태여 '두더지'를 내세운 이유가 무엇일까. 읽어가면서 처음 책을 펼쳤을 때의 의문은 순식간에 해소된다. 나는 즐겨 신문을 보고 어디에 불이 났네, 어디에 칼 맞아 죽은 귀신이 나타났네 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보는 활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시네마 천국'과 같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친절한 해설자가, 더욱이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설명해주는 이야기들의 정연한 설명은 느낌만 가지고 있는 내게, 거의 대부분 내가 느낀 그만한 감정을 구체적으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두더지'는 활자 수준에 머물렀던, 액면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흐리멍덩한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세상을 읽는 39가지 프레임". 책 소개는 이렇다. 그러나 '39가지 프레임' 그 이상을 글쓴이는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겨냥하고 있는 시점은 현재, 우리 사회이다. 실제 '두더지'는 제일 마지막 인터뷰에서, 정말로 두더지와 인터뷰를 하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동시대인으로서 전문 비평가의 눈은 어떻게 우리 사회를 풀어나가는지 궁금하다면, 깨어 세상을 바로보고 싶다면 <두더지 지식 클럽>을 펼쳐보아도 좋겠다.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운 관점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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