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빼야 되지 - 365일 행복한 다이어트 친구들
스튜디오 뮤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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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는 데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생각해 본다.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무엇 하나만 꼽을 수 없다. 머릿속을 떠오르는 당연한 삶의 조건들 중 만족하는 것이 있는가 따져본다. 엉뚱하게도 지난 밤 꿈속에서 맛보았던 빵 맛이 떠오른다. 입이 쓰다. 단 음식이 필요하다. 마음보다 먼저 몸이 움직인다. 내 손이 흙 묻은 감자를 씻어내고 있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있던 햇감자에는 독 오른 뿔처럼 싹이 돋아있다. 내 손이 나쁜 싹을 도려낸다. 냄비에 물을 받고 감자를 삶는다. 감자가 익어가는 동안 나는 생각한다. 생존본능이란 얼마나 치열한가. 그것은 감자에 돋은 나쁜 싹처럼 쓰윽 도려낼 수도 없는가 하고.

 

 

 

   이 무거운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면 아픈 것보다는 건강한 것이 나을 것이다. 무거운 것보다는 가벼운 쪽이, 울기보다는 웃으면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때로는 생각이 해로울 수 있다. 너무 무거워지면 마음이고 몸이고 탈이 나게 마련이다. 무거우면 괴롭다. 괴로우면 힘들다. 힘들게 사는 건 정말 힘들다. 군더더기는 쫙 빼는 것이 지혜로울 것이다.  

 

 

 

   언젠가 보았던 글로벌 토크쇼에서 대한민국 여성들이 좋아하는 말을 알았다. "진짜 말랐다." 말하는 사람이나 받아들이는 사람이나 칭찬이라 여긴다는 것이다. 기성복 두루치수(free size)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나처럼 비쩍 마른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보통의 건강한 체형이나 뚱뚱한 체형의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것이다. 불편함에 앞서 수치심과 모욕감이 들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마른 여자들이 긴 팔과 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자랑스러운 워킹을 하거나 춤을 춘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추켜세운다. 이런 추세에서 다이어트는 지난 몇년 간 꾸준한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간혹 다이어트를 하다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의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통탄할 만하다. 아름다워 보이려는 욕구는 지극히 건강한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기준치에 맞추려고 자신을 혹사시키는 행위는 과연 건강한가. 무엇을 위한 다이어트인가.  

 

 

   마라톤으로 유명한 어느 열대 국가에서는 몸이 푸진 여자들이 제일이라 한다. 엉덩이 크고 몸에 살집이 있는 것을 여성적 아름다움으로 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 기준은 시대와 유행에 따라 쉽게 변화하는 것이다. 이토록 쉽게 변화하는 가치 기준에 휩쓸려 자신을 인형처럼 다루는 것은 슬픈 일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뚱뚱한 것에 대한 혐오와 멸시가 있어왔다. 뚱뚱하면 미련하고 게으를 것이라는 편견도 있다. 이 때문에 뚱뚱한 사람들이 살기에 더 괴로울 것 같다. 언제까지 부당한 멸시와 모욕을 참고 있을 것인가. 멸시와 모욕 속에서는 건강할 수도 없다. 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샤를 빼야 되지'를 펼쳐보자.

 

 

 

   '행복한 다이어트', '똑똑한 다이어트', '튼튼한 다이어트', '맛있는 다이어트'. 네 개의 단락으로 구성된 이 책을 '똑똑한 다이어트 책'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그에 앞서 책 제목에 대한 간단한 정보부터 흘려야겠다. '샤를 빼야 되지' . '샤를'과 '빼야'와 '되지' 세 명의 돼지친구들의 이름이다. 돼지답지 않게 애처롭게 마른 '샤를'과 건방진 '빼야', 작심삼일 다이어트를 하는 '되지'가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만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재미있는 구성이 여느 다이어트 책과의 특이점이다. 꼼꼼하고 세심한 다이어트 정보들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는 점. '샤를' '빼야' '되지' 개성 뚜렷한 세 마리 돼지와 함께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밤중의 폭식 - 야식증후군, 불면증, 운동부족 등 자신과 같은 문제로 실패를 거듭하며 다이어트 정보를 알려주는 돼지들 덕분에 외롭지 않은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이 책의 관건은 '건강'과 '행복'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다이어트이다. 다이어트(diet)는 살을 빼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다. 건강을 위한 식이요법이 본래의 뜻이다. 뚱뚱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나처럼 비쩍 마른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잘못 알려진 건강상식들을 바로잡아주고, 건강을 해치는 일상의 작은 습관들을 꼬집어준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쳐준다.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멸시 당하는 것이 현실. 이제 내 몸은 내가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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