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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골목시장 이야기 - 절망을 '절대 희망'으로 바꾼
윤승일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태양골목시장 이야기>는 절망을 풀어낸 표현에 마음이 끌렸다. 절망을 절대 희망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을 펼치면 선물용으로 사용하기를 권하는 글쓴이의 마음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전부입니다'와 함께 .... 님의 매일매일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누구의 이름을 써 선물로 주어야 할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 이름 석자를 써놓고는 멋적어한다.
성공이 무엇일까. 성공이라면 늘 생각해오던 '만족, 불만족'과 연관이 있을까. 인간의 지상 최대의 목표인 '행복'과 성공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까. 나는 그것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이 오리무중이다.
태양시장은 가상의 공간이고 이 책은 픽션으로 씌어졌다. 회복이 어려운 재래시장 사람들의 '재활(재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김 연구원'이다. 그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상인들을 '교육'하고, 각종 개선 사업을 주선해주는 교육업체인 '더불어 연구소'의 연구원이다(23쪽). 과연 더불어 연구소와 같은 성격의 지원센터가 존재하는 것일까. 의아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갔다. 물량공세로 밀어붙이는 대형마트에 치여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진 '태양골목시장'을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김 연구원'의 행적을 따라가며 시장 상인들의 '변화'를 이야기체로 서술된 문장을 통해서 탐독하면, 생동감과 함께 희망의 흔적을 맛보게 된다.
한사람이 웃기 시작하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허리까지 뒤로 젖히며 시장이 떠나가라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보인 하얀 지붕에 스미는 햇살이 마치 황 국장이 말한 희망의 볕처럼 따뜻하게 느껴졌다. (194쪽)
D마트로 옮겨갔던 구매자들이 어떻게 태양골목시장으로 돌아왔는지, 그 과정에서 연구원과 상인들의 변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따라가면서 '변화'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책 말미에는 '김 연구원의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로 풀어놓았던 변화의 핵심전략을 요약하여 읽는이가 좀더 용이하게 범주화할 수 있도록 한 글쓴이의 배려를 느끼게 된다.
성공은 과연 경제력에만 의존할까. 그러한 의문으로 책을 읽어나갔는데, 책을 덮으면서는 '일'에 대해서 초점이 옮겨갔다. 일이 곧 '나'로 규정될 수 있는 여지를 기억해낸 것이다. 태양골목시장의 상인들에게 성공은 재력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곧 자기실현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