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대장 1학년 한동주 1학년이 좋아요 1
윤수천 글, 신나경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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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주, 한동주는 1학년이다. 생각만 해도 귀엽고, 꼬집어주고 싶고, 가끔은 쥐어박고 싶은 초등학교 1학년. 떼를 써도 웃기고, 몸짓 하나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멀리서, 멀찍이서 그들을 관찰할 때 나는 구경꾼이 되어 그들 보기를 즐긴다. 그렇지만 막상 1학년을 담당하는 선생님 말씀 들어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고 한다. 좌변기 사용법을 몰라서 희안한 행동을 한다든가, 선생님 앞에서 얼쩡거리면서 선생님 욕을 해댄다든가, 선생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계속 잘못을 반복하면서도 제 잘못을 모른다든가 그렇게 1학년 담임은 속을 썩어 숯껌댕이가 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푸념을 널어놓는 여선생의 얼굴은 환하기만 하더라.

 

   글쓴이의 말에서 노는 것과 인간이 되는 것에 대해서 이 책을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신나게 노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머리글을 쓰고 있다. 노는 것, 물론 글쓴이가 말하는 노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비교육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놀기도 해야지요. 노는 것도 그 어느 것 못지않게 중요하고 말고요. 어렸을 때는 놀면서 세상을 조금씩 배우거든요. // 하지만 단 하나, 이것만을 알아야 해요.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 아빠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 말이에요."

 

   그렇다. 글쓴이는 말한다. 너 놀고 싶으면 놀아도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피해 끼쳐서는 안된다. 그 한계선을 긋고 있다. 맞는 말이고 옳다. 하지만 이 관점은 철저히 어른, 양육자를 대변하고 있다는 인상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께름칙하게 책장을 넘겼다. 책표지 그림에 즐거웠다가 '놀아도 놀아야지, 그것도 좋지만'이라는 문장에 금세 나는 시무룩해지고 만 것이다. 단세포적인 반응에 나는 또 흠칫 놀란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오해는 차차 풀린다. 글쓴이는 한동주에 밀착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한동주를 따라 시선은 이동한다. 학교가 참 크다, 운동장이 커서 참 좋다. 친구들 별명을 불러가며 묘사하는 정황,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에도 무심하지 않다. 그리고 일은 벌어진다. 축구.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라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동주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다가 늦는다. 다섯시, 벌써 집에 돌아와도 한참 전에 돌아와 엄마를 괴롭힐 녀석이 집에 없어서 양육자인 엄마와 아빠는 걱정에 심박동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그들은 아이를 찾으려 유치원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그래도 찾을 수가 없어서 집 주위, 동주가 갈 만한 곳을 찾아 돌아다닌다. 다행히도 엄마는 동주를 만난 뒤 현명하게 대처를 한다.

 

   <놀기대장 한동주 1학년 한동주>에서 가장 좋게 보았던 장면이다. 엄마의 대처, 그리고 아빠가 동주를 대하는 양육방식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쩌면 동화의 분량이 적기 때문에 보기에 심히 좋은 부분만을 묘사해놓았을까. 실제 현실에서 이러한 부모를 만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부모로서 아이를 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주가 보는 세상을, 엿보는 나는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갔다. 그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엄마, 아빠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교문 밖으로 나왔을 때, 정적은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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