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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나의 힘 - 에너지를 업up시키는 분노관리법
아니타 팀페 지음, 문은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자주 내 안의 화(火), 그 불을 다스리지 못해 뜨거운 맛을 본다. 이 불(화,火)길이 거세지면 분노(憤怒)의 감정에 휘둘리게 된다. ‘화’는 상처나 모욕, 불쾌한 일에 대해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이지만, ‘분노’는 ‘화’보다 격한 감정이다. 이때에는 자신의 감정에 불씨가 된 대상을 향해 불을 내뿜는 공격성이 가세한다. ‘화’가 타닥, 하고 불꽃을 튀기다 꺼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분노’는 자신은 물론 ‘화’의 원인이 된 대상,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애먼 대상에까지 그 뜨거운 혀를 날름거린다. 그야말로 인간감정의 대재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불씨에 노출되어 있다. 서로 다른 인간들이 왁다글닥다글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가장 최근에도 나는 이 저주스러운 불에 크게 당했다. 나뿐 아니라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까지 그 불길이 미쳤다. 나도, 그도 마음이 까맣게 탔다.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고 작은 불씨가 어떻게 이토록 무서운 재앙으로 번지게 된 것일까, 어리둥절, 얼얼하였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러다 사람 잡겠다. 나는 내 안의 불씨, 화(火)가 무섭다. 그리고 이 불씨가 다른 대상에게 옮겨져 대재앙의 날을 겪게 될까 두렵다. 이제는 반복하지 말아야지. 나는 다시 한 번『분노는 나의 힘』을 정독하였다. 그리고 가만히 자리에 앉았다. 아, 나는 평화를 원한다. 누구나 평화롭기를 원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불(火)씨로부터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이 책에 그 해답이 있다.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것, 적당하게 화를 내는 것, 적절한 시기에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목적을 위해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것,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_ 아리스토텔레스
화(火)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화’나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다. 비난받을까 보아서, 홀로 남겨질 두려움 때문에, 죄책감 때문에 마음엔 불길이 치솟고 있어도 그 뜨거움을 혼자 감수하고 외면한다. 나는 지금 화가 났어, 라고 말하지 못한다. 이렇게 우리는 마음 안에 불바다를 키운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넘쳐흐르게 되어 있다. 마음 안에 출렁이는 불바다는 거센 물결을 일으키며 바깥으로 밀려나온다. 이렇게 ‘억제된 분노’가 표출되면 수동적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정서적, 육체적 질환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가장 흔한 것으로는 우울증, 니코틴/알코올 중독, 편두통, 위장장애 등 그 피해는 상당하다. 그러므로 자기 안에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직시하고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러면 그 불씨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무엇보다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적당한 기회에 적절한 방식으로 불씨를 꺼야 한다. 이 책에서는 그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을 소개해 보겠다. 이른바 ‘환상여행’이라는 것인데, 어린아이였던 나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우선 가장 편안한 자리에 앉아 쿠션이나 곰인형 등 애착이 가는 물건을 품에 껴안고 그것이 과거의 ‘나’, 어린아이였던 ‘나’라고 상상하며 대화를 하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아이의 좌절된 욕구를 채워준다. 이를 테면 껴안아주기, 책 읽어주기,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기 등. 그리고 이렇게 말해준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한테는 네가 있잖아.” 그 다음으로는 현재의 자신과 만난다. 자기 자신이 자신의 동반자라는 것과 수많은 욕구들을 스스로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격려하고 믿어준다. “나는 혼자가 아니야. 나한테는 내가 있잖아.” 이 방법 외에도 수많은 분노 표출법이 소개되어 있다. 자기에게 적절한 시기와 상황을 알아 활용하면 마음 속 불씨를 다스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안의 화(火), 그 불씨를 잘 다루면 우리는 지금보다 자유롭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언제나 작은 불씨가 화근이다. 그 작은 불씨는 나의 일상, 당신의 일상을 위협하고, 국가를 위협하고 나아가 세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분노를 적절히 다스리는 일은 참 중요하다. 내 안의 화(火), 잘 다스리면 성숙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휘둘리면 화(禍)를 면치 못할 것. 분노를 적절히 다룰 줄 아는 것, 그것이 힘이라고 이 책은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