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생소한 용어는 아니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과학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연의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 이 책의 서문에서는 테크놀로지에 담긴 다양하고 복잡한 맥락을 얘기하며 그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인간의 독창성 및 발명 능력과 관련된 창조적 과정”. 테크놀로지는 각종 도구와 기계, 지식으로 세상을 재창조하고 ‘인간이 지은 세계’를 통제하는 것이라는 것.
19세기 미국에 건너온 이주자들은 테크놀로지를 종교적인 맥락 안에서 이해했다. 인간의 창조적 능력, 테크놀로지의 기원을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의 자립에서 찾았던 것이다. 그들에게 거친 황무지를 인공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실용적인 목적만이 아니었다. ‘신의 선물’인 ‘테크놀로지’를 통해 ‘신세계’를 ‘낙원’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고, 그들 스스로를 신의 능력을 부여받은 창조자라 여겼다. 테크놀로지를 통한 인공세계의 구축을 ‘제2의 창조’라 부르기도 했다.
인간이 지은human-built 세계. 테크놀로지가 구현된 것이 바로 ‘인공의 세계’이다. 인간은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인공의 건축물들을 세우고, 생산 기계들과, 거대 시스템, 특히 정보를 다루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나아가 테크놀로지는 ‘생활의 안락함’뿐 아니라 사물의 기능을 결정하고 미적 가치를 규정하는 요소가 되었다. 오늘날 테크놀로지는 문화의 동력으로서도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편리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가 야기한 부정적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기계 기술은 자연을 지배하고 있으며 도덕과 문화의 중심은 흔들리고 있다. 또한 “자연적 성장을 방해하고 생명을 앗아가며 환경을 지배하고 파괴하는 도구”로서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두려움과 우려가 표면에 떠오르고 있다. “인간은 기계를 사용하여 자연을 약탈하고 강간하는 것을 의기양양해하는 창조적인 맹수”가 아니었나 돌아볼 때이다.
토머스 휴즈는 이 책에서 테크놀로지의 광범위한 역사와 의의, 현재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면적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제1장에서는 인간의 창조 욕망, 인간적 가치의 표현으로서의 테크놀로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음 2장에서는 기계로서의 테크놀로지, 3장에서는 정보로서의 테크놀로지, 4장에서는 예술과 문화 전반에 표현된 테크놀로지의 의의를 짚어보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테크놀로지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자연과 인공의 상호작용’으로써 구성되는 ‘생태환경 조성’과 가치관의 변화, 기술적 변화에 대한 실천가적 자세가 절실함을 역설하고 있다.
인간이 창조한 테크놀로지 세계. 테크놀로지가 야기한 모든 결과들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해야겠다. 그러려면 우선적으로 테크놀로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 책이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