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 놓고 한참 뒤에 이게 뭔가 싶은 적이 있었어. 아.....참나 내가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듣자고 알바 2시간 짜리 돈을 들이고 산 거야? 이런 맹추를 봤나 ㅡㄴㅡ
가만..생각해 보니 이거 완전 지름신이 다녀가신 거구나. 역시 난 디자인적 심미안을 가졌나봐. 봐봐. 표지 기가 막혀. 사각형 프레임 안의 구도가 대단히 신선하고 정해진 룰을 깨고 대담하게 손글씨를 쓴 것도 그렇고, 아 그러고 보니 아예 제목도 올리지 않고 표지를 만든 책도 있었지. 키스스미스의 북아트란 책도 좋더라. 북아트를 다룬 책답게 표지와 텍스트와의 경계를 무너뜨려 신선했던 것 같아.
그래. 생각해 보니 내용도 그리 허무맹랑했나 싶어.자기계발서가 그렇지 뭐. 이런 표지 하나 만드는 것도 수많은 고민을 통해 해내는 거니까. 흡사 미대입시의 발상과 표현에서 처음 구도잡기의 어려움에 비할 수 있지.그건 우주적 고민이야. 그걸로 인생이 결정되기도 하니까.
아름다운 책이 많아 요즘은. 표지 뿐만 아니라 그 속을 보면 독자를 배려한 여러가지 편집내공들로 가득 찬 책도 많아. 읽다 보면 사진과 글을 함께 본다는 게 고역일 수 있는데 이상하게 편한 책도 있어.
그래도 표지가 더 좋을 때도 있어. 선물이라면 포장을 풀기가 심히 곤란한 그런 거지. 그래서 책을 욕심내고 희귀한 책들을 찾아 헤매는 거겠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응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