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
-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 서울을 다시 짓는 건축가, 황두진의 나의 도시 이야기
황두진 지음 / 해냄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난 한옥에서도, 집장사한옥에서도 살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저자가 갖는 추억의 느낌이 뭘까하다가 내가 살던 동네의 골목길을 대신 대입해 봤다. 굽이굽이, 이 골목을 지나면 펼쳐질 장면이 궁금해지던 꼬불꼬불 골목길 풍경. 민방위 사이렌이 울리던 시간조차 자전거를 타고 그 골목길을 누비던 생각엔 어느새 웃음이 나온다.
나도 내 유년이 기억나는 시기부터는 서울에 살아서 '서울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곳은 정겹거나 아름다운 곳은 아니었다. 난 푸세식 화장실이 싫었고 데워야 쓸 수 있는 따순 물이 없어서 더 싫었고 겨울엔 추워서 너무너무 싫었다. 내가 살던 서울은 잘나가는 서울의 모습이 아니라 그 어두운 뒷모습이였다고나 할까.
내가 살던 집도 저자의 집처럼 'ㄷ자'형태의 집이었다.집장사 한옥은 아니었고 아마도 신식양옥이었던 듯. 다락도 있었다.- 그 다락에서 자다가 어머니께 많이도 혼났었다.그리고 마당이 있었다. 시멘트로 어설프게 발라놓았던 마당. 그 마당에 매년 첫눈이 올때마다 그 눈을 맞으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유년의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게 미화되는거다. 지금은 그 때의 알콩당콩한 삶이 그립기도 하다.그 곳은 '나의 서울'이었다. 내가 살던 '우리 동네'였다. 당신의 서울이 어디냐고 물으면 냉큼 남가좌동 골목길이라고 해야겠다.
내 마음속의 서울은 그렇다 치고. 옛날의 서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청계천이 시멘트 아래 있던 ㄸ 한강종합개발 이전의 모습. 책에서 본바로는 한강의 모습은 외국 휴양지에가 나올법한 모습이다. -세상에 그 시대엔 무슨 생각에 그런 어설픈 초코렛 모양 콘크리트를 칠해버린 거야-그리고 서울성곽에 대한 부분은 방송에서 보고 재차 확인하게 되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흔한 담벼락이, 땅이 그 옛날의 역사를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는 거다.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내가 서있는 공간의 시간을 되돌려 본다면 여긴 어디었을까.
오늘 꿈에 나타났으면....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