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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주석 달린 셜록 홈즈 1
아서 코난 도일 원작, 레슬리 S. 클링거 주석, 승영조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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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완료


중고책 구입인데, 책 상태도 새책과 다름없고 깨끗하여 아주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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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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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전부터 익히 명성은 들어왔으나 한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못읽었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 책장에 꽂혀 있는 이 책을 작심하고 빌려보았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만약 좀더 내가 어린 나이에 읽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혹시, 너무 심취했다가 나도 누군가처럼 살인자가 될지도 모르겠지만...-_-)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읽다보니, 존 레논의 암살범이 왜 이 책을 읽고 살인자가 되었는지 이해할 것도 같다. 그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그의 눈에 존 레논이 '위선, 가식' 적인 인물로 비추어졌던 걸지도.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스스로에게 어떤 설득력을 갖게 되었으리라.

이 책을 빌려준 친구가 홀든의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나를 닮았다고 했다. 어떤 의도로 한 말인지 충분히 알겠더라.^^;;

홀든보다 어른인 나는 홀든의 행위와 행동들이 약간 치기어리게 느껴졌다. 그는 또래 아이들보다 많은 생각을 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듯 보인다. 그러나 세상을 향한 그의 예리한 시각과는 달리, 그는 현실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반복되는 유급과 티학, 게다가 그는 남성적인 힘과 매력을 지니지도 못했다. 그의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그런 자신에 대한 변명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확실히 세상은 순수한 사람의 영혼을 바닥부터 갉아먹어버릭노 하지만 때론 그런 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들은 소외된 그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야. 세상이 잘못된 거야. 저놈들이 나쁜 거라구" 하면서 말이다. 소설 속에서 홀든의 자아는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결국 그는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사실 정신병원에 간 결말은 좀 생뚱맞게 느껴졌다. 그의 순수성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나?)

중학교 시절 일기를 읽어보면, 나는 종종 '진짜 나'와 '가짜 나'의 경계선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행동하는 것이 진짜 나의 모습일까 아닐까... 하는 생각. 난 내가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여, 타인의 눈에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행동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경멸감 같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경멸감과는 다르게, 나 역시 종종 그런 식으로 행동하고 있었고,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며 '잘난척'을 하기도 했다. 그런 행동 뒤에 바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진짜 나'와 '가짜 나'의 경계라..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내가 진짜 나인지, 아니면 어떤 의도를 갖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나를 조종하던 내가 진짜 나인 것인지..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며 예전의 내 모습도 떠올려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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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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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몇 년 전, 군대에서 휴가 나온 한 친구가 자신은 같은 책이 두 권이라며 내게 이 책을 휙 던져주었다. 책을 읽지 않는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주어서 책꽂이에 얌전히 모셔두게만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내가 읽는 게 나을 것이라고 하면서. 하지만 그 친구의 기대와 다르게 난 몇 년 동안 이 책을 책꽂이에 '얌전히 모셔두기만'했었다.;; 그리고 책장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손에 잡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바로 며칠 전이었다.

나는 하루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아, 좋았다!'라고 느꼈던 적이 별로 없었다.('상실의 시대'와 여행기 '먼 북소리'를 제외하고) 불행하게도(?) 내 주변엔 온통 하루키의 열렬한 팬들 뿐이어서, 그들은 이런 나의 감상을 납득하지 못하곤 한다. "왜 별루인데?"라고 묻는 그들의 질문에 내 대답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그의 책을 그렇게 많이 읽었던 건 아니지만,(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수많은 그의 책들 중 그래도 여섯, 일곱 권은 읽었던 듯) 그의 소설들을 읽으면 항상 공중에서 겅중겅중 발을 조금씩 움직이며 이동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실체와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그의 많은 소설들은 내게 손으로 직접 만져 그 질감을 확인할 수 있는 실재감을 주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등장인물의 슬픔과 아픔과 고독 역시 잘 공감할 수가 없다.(단순히 환상적인 요소가 섞였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그의 소설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조금은 퇴폐적이면서 일반적인 도덕률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들을 볼 때면, 고지식한 모범생이 억지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러운 느낌마저 든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는 그의 다른 소설들처럼 역시 술술 잘 읽힌다. 그러나 '새 문학을 지향하는 하루키의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책 표지의 극찬과는 다르게,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3인칭으로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별성을 느낄 수가 없었다.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이 책을 죽 읽어나갔지만, 마지막 단편인 '벌꿀 파이' 만큼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사라라는 이름의 여자아이에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곰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무척 귀엽기도 했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학창 시절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끼'며 20대 초반에 해결되지 못한 내면적 문제에 전전긍긍하는 우유부단한 주인공의 모습에 무척 마음이 아팠다. 책 뒤편에 실린 인텨뷰 글에서 하루키는 '벌꿀 파이'에 등장하는 주인공 쥰페이가 자신과는 다른 타입의 소설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설집에서는 '벌꿀 파이'가 그의 진솔한 자전적 이야기에 가장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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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메신저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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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소설은 정말 꿈을 꾸는 것처럼 종잡을 수가 없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사건들을 쫓다보면 나도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몽환적인 분위기에 젖어들고 어느새 이것이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따질 겨를이 없어진다.

이 소설은 큰 재산을 가진 한 미망인이 젊은 시절 자신이 잃어버렸던 아들, 마사오를 찾기 위해 마이코라는 젊은 여성에게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다. 마이코는 거액의 돈을 제시하는 그 미망인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 아들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서 마사오의 양부를 만난 마이코는 믿기 힘든 마사오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마사오는 양부에 의해 '렌탈 차일드'로 길러져 다른 렌탈 차일드들과 함께 아이를 필요로 하는 부모들에게 '대여'되는 생활을 했던 것. 성인이 된 마사오, 아니 지금은 매튜로 불리는 이 남자는 어린 시절 해왔던 직업을 그대로 고수하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빌려주며 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어떤 이에게는 애인으로, 어떤 이에게는 친구로, 어떤 이에게는 과외선생으로서 자유자재로 역활을 바꿔가며 살아간다.

이 소설 속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기를 거부하는 인물들로 넘쳐난다.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이요, 부모와 자식 관계, 가족이라는 울타리마저도 신성성이나 끈끈함을 억지로 부여하기보다는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하며 그저 시큰둥한 태도로 일관할 뿐이다.

사람이란, 그를 구속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가 원래 이런 저런 구속들로부터 정체성이 확립되고, 자신의 역사를 만들고 상처와 행복을 만드는 것 아니었나.

잘 모르겠다. 그녀의 다른 소설들을 읽게 되면, 이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될까.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 그저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얼떨떨할 뿐이다. 그 꿈은 악몽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행복한 꿈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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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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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읽어도 두세 시간이면 뚝딱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는 이 소설은, 한 권의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한편의 즐거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눈앞에 뚜렷한 화면이 연상되도록 묘사된 쉬운 문장들과 개성 강하고 역동적인 캐릭터들 탓도 있지만, 구성 자체가 무척이나 영화적이기 때문이다. (뭐, 안 그래도 이미 일본에서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한국에서도 이준기를 주연으로 이 영화를 만들고 있단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너무 뻔하고 가벼워서 시중에 널려 있는 장르 소설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가네시로 카즈키는 독자가 한순간이라도 지루해할까 봐 염려했는지, 철저하게 독자를 위해 서비스한다. 독자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캐릭터들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 한순간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도록 만드는 스피드한 전개, 그리고 한 무력한 중년 가장이 멋진 영웅이 되는 통쾌한 결말까지 아낌없이 선사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렇게 소설의 외양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Fly, Daddy, Fly'는 가네시로 카즈키의 데뷔작 '레벌루션No3'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로 읽고 이해해야 한다. '레벌루션No3'에는 'Fly, Daddy, Fly'에 등장하는 순신, 미나가타, 아기, 이다라시키 등의 공부 못하는 말썽꾸러기 고교생들이 그대로 다시 등장하는데, 이 소설을 통해 그들의 태생과 상처, 마인드 등을 이해할 때, 한없이 가볍게만 느껴졌던 'Fly, Daddy, Fly'가 비로소 결코 만만치 않은 무게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더 좀비스 시리즈' 중에 '레벌루션 No3'가 제일 좋았다.)

재일조선인, 혼혈인, 오키나와인이라는 태생적 아웃사이더인 그들은 도쿄 시내의 삼류 고등학교의 학생들로 앞으로의 삶도 일본의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하여 주저앉아만 있지는 않는다. '용쟁호투'의 이소룡처럼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적(!)'과 맞서 싸우려고 한다.

현실이 그렇게 만만하겠어? 너무 단순한 마초들의 이야기 아니야?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아웃사이더들이 차별과 부조리로 가득한 일본 사회에 통쾌하게 한방 먹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작가는 보고 있는 듯하다. 일본 사회를 비웃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동시에 한 사회 속에서 상처받고 있는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애정도 느껴진다. 그의 또다른 소설 '연애소설'에서 한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나는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라고 말했듯, 재일 한국인인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는 그 역시 일본에서 성장하며 많은 상처를 받고 절망감을 느끼며 성장했지만, 자신의 소설에서는 절망보다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Fly, Daddy, Fly'가 어떤 모양으로 탄생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설마 날라리 고교생이 힘없는 중년 아저씨를 훈련시켜 통쾌하게 승리한다는 단순 모드로만 가지는 않겠지? 물론, 원작과 그 원작을 바탕으로 만드는 영화는 별개의 작품이지만, 이 영화도 한국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던질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개인적 소망이지만, 코시안과 같은 한국 사회의 혼혈인들도 등장인물로 나온다면 어떨까?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가네시로 카즈키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의 다음 작품 'Speed'도 박순신을 비롯한 고교생들이 활약하는 이야기인데, '연애소설'에 나왔던 다니무라 교수도 이 소설에서 다시 한번 등장하는 등, 색다른 재미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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