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단행본 출판사 랜덤하우스가 지분의 50%를 소유하고 있는 랜덤하우 스중앙(대표 김영배)이 공격적으로 국내시장 확대에 나서 출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랜덤하우스중앙은 인수ㆍ제휴를 위해 중소 출판사들과 계속 접촉을 하고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설립 10년 이내의 견실한 출판사의 지분 을 인수하거나 유능한 편집자들을 자회사로 끌어들이는 등 적극적인 사세 확장 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랜덤하우스중앙에서 제의를 받은 한 출판사 대표는 "랜덤측은 출판사를 인수한 다음 경영진을 월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원했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랜덤에서 소유하고 운영은 현재 경영자가 계속하되 특정기간 계약을 체결하고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 계약기간에 모든 투자비용은 랜덤측에서 지원 하게 된다.

랜덤하우스중앙은 개인에 대한 영입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개인 편집자들을 오 너로 영입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작업은 이미 성과를 거둬 현재 5명 정도의 편 집자가 랜덤하우스중앙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랜덤측에서 인수ㆍ제휴 제안을 받았다는 출판사들이 늘어나자 출판계의 여론은 양분되고 있다. 외부자금이 영세한 출판계에 유입되는 것 자체가 긍정 적인 일이라는 의견과 다국적 거대자본이 국내시장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 가 그것이다.

최봉수 랜덤하우스중앙 기획실장은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업체들과 공동 출판방식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취약한 장르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는 외부 오너를 영입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실장은 또 "여러가지 인수ㆍ제휴 방식을 놓고 논의중"이라며 "랜덤측 전략이 궁극적으로 국내 출판 의 합리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팽배하다. 홍지웅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거대자본 을 바탕으로 좋은 저작물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출판의 독점은 곧 지식의 독점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국내 출판이 부실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 라며 자성론을 이야기한다.

랜덤하우스중앙은 2004년 1월 국내 출판사인 중앙M&B와 랜덤하우스가 50대50 지분으로 합병한 회사다. 올해 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최대 단행본 출판사 중 하나다. 랜덤하우스의 모회사인 베텔스만은 음반 회사 BMG, 세계 1위 출판사 랜덤하우스, 유럽 최대의 민영방송사 RTL, 전세계 에 4100만 회원을 가지고 있는 북클럽 등 400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다국적 미디어그룹이다.

랜덤하우스중앙의 몸부풀리기 시도가 극심한 불황기를 맞고 있는 출판업계에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허연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