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원조 '원' 요리 시리즈 2
김용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장하고 있는 요리책이 무려 4권이나 된다. 그것도 특별한 요리법이 담겨 있거나 요리 종류별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밑반찬, 찌개 종류의 요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들이다. 심한 경우에는 하나의 요리법이 4권의 책에 모두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이쯤되면 같은 종류의 요리책이 왜 4권이나 되는지 화가 날 지경이다. 사고 또 사고...만약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가 진작에 나왔더라면 이렇게 요리책이 4권이나 되는 불행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특별한 점은 아주 쉽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200g'이 얼마나 되는지는 저울이 없으면 알지 못하고, '고추장 50g'이 어느 정도인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는 나와 같은 요리 문외한에게 '돼지고지 한 주먹, 고추장 한 숟가락'이라는 측량법이 얼마나 와닿는지...대부분의 요리 초보라면 겪어봤음직한 어려운 측량법 대신 그저 내 주먹과 밥숟가락만 있으면 간을 맞추고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쉬운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기존의 요리책에서는 요리 초보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 재료의 무게를 달기 위한 저울은 기본이요, 들어 보지도 못한 외국산 향신료, 도무지 따라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재료들이 일단 요리를 시도해 보기엔 너무나 큰 장벽이었다. 이 책은 그런 머뭇거림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처음 보는 조리기구로 간장을 퍼는 사진 대신 집에서 굴러다니는 밥숟가락으로 간장을 퍼는 사진하며, 라면을 수십 번을 끓여 먹었을 것 같은 투박한 냄비 하나로 된장국, 콩나물국, 달걀국 등 각종 요리를 소화해 내는 알뜰함까지. 진정으로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에 의한 요리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존의 요리책은 모두 덮어 버리고 요즘은 이 책을 보면서 요리 솜씨가 하나둘 늘어나는 것에 만족해 하고 있다. 멸치로만 국물을 내어도 별로 시원한 맛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었는데 이 책을 본 후 다시마도 함께 넣어 국물을 낸다는 것을 알았고 ,김치찌개에 양념한 삼겹살을 넣어 진한 국물을 내게 되었으니, 어설펐던 요리 실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요리 실력자에겐 보나마나한 책이지만 나와 같은 어설픈 요리 초보자에게는 최고의 요리책이라고 감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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