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일본의 방송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어린 시절 도모에 학원에 입학하면서 졸업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실화로,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은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은 내내 따뜻했고, 책을 덮은 후에도 그 온기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창가의 토토> 이후로 출간된 토토 시리즈도 많긴 하지만 <창가의 토토>에서 느낀 감동을 잊고 싶지 않아 그 후의 시리즈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어른이 된 토토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그냥 궁금해 하고 말련다. 어린 시절, 순진난만한 토토의 모습만 기억하면서 우울할 때마다 떠올리고 싶으니 말이다.

토토는 초등학교를 입학한 지 1달 만에 산만하다는 이유로 퇴학 당하고 만다. 그런 후 찾아간 곳이 도모에 학원. 도모에 학원은 오늘날의 대안학교 정도인데, 그 시기에 자유로운 교육관을 가지고 학교를 만든 선생님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고장난 전차를 교실을 꾸민 도모에 학원에서 토토는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고 마음껏 떠들고 뛰어 놀면서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해 나간다. 주위의 어느 누구도 토토를 야단치거나 벌을 주지 않는다. 그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타이르며, 칭찬과 격려만 해줄 뿐이다.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과 토토의 부모님이 토토에게 베풀어준 사랑만큼 토토는 어렵고 아픈 친구에게 사랑을 베풀고 성장한 후에는 여전히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에 베풀며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과 애정이 아이의 인성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토토의 부모님처럼 키워야 하지 않을까.

도모에 학원을 만든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하찮은 말 한마디라도 귀기울여 듣는 넉넉한 품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아이들의 행동을 야단치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말을 일일이 들어주며 대꾸해 주는 자상한 선생님이다. 후에 도모에 학원이 화재로 타버렸을 때도 결코 절망하지 않고 다시 시작한다며 꿋꿋이 일어서던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교장선생님과 같은 분만 있다면 아이들의 교육은 희망적일테고 미래는 밝을텐데...라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해본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짝지에게 종이 뭉치를 던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날 내내 종이 뭉치를 입에 물고 벌을 섰던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왜 짝지에게 무언가를 던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자상하게 해주지 못했을까. 고작 10살짜리 여자아이에게.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억울해진다. 나는 왜 자상한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것일까. 왜 항상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열등감만 안고 학교를 다녔을까. 우리 부모님도 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그렇게 인색하셨을까. 지금도 열등감은 쉽게 치유되지 않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베푸는 것에 인색한 것이 아닌가 애써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다. 장차 내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고, 그 아이들이 어떻게 사랑을 베풀 수 있을지 방법을 가르쳐 줄 준비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읽은 베스트셀러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읽은 후에는 토토가 받은 사랑과 토토가 나누어 준 사랑만큼 세상의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풀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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