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옛적 동해 용왕 ,석달 열흘 빌고 빌어, 예쁜 딸을 낳았구나. 

쓰다듬고 쭉쭉 빨며, 귀하게 키웠더니, 해코지만 느는구나.

용왕 따님 쫓겨가매, 그 어미가 인간 세상, 아기 낳는 법 알려주니

처음 만난 부부에게, 아기를 점지하나, 낳는 방법 모르누나.

사연 들은 하늘왕은, 명긴국의 아기씨를, 삼신아기씨 삼는구나.

용왕 따님 대패하여, 죽은 아기 키워내는 저승을 맡는구나.

아기 어미 심한 입덧, 아기는 밤낮 울음, 용왕 따님 짓이로다.

삼신아기씨 살살 달래, 한 달에 세 차례만, 이승 방문 허용하네.

아기 얼굴 흉터 내는 마마대별상 행찻길에, 삼신아기씨 납시었네.

마마대별상 약속하길, 마누라에게 자식 주면, 아기 목숨 살려주마.

삼신아기씨 약속이행, 마마대별상  해코지는, 그칠 줄은 모르니

상심한 삼신아기씨, 스물넉 달 지나도록, 쳐다보지 않는구나.

뉘우친 마마대별상. 빌고 빌어 아기 낳고, 세상 아기 살리누나. 

세상 아기 주고 길러, 백발이 된 아기씨를. 삼신할머니라 불렀더라.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 할머니들은 삼신할머니가 점지해준 것이라 말한다. 삼신할머니가 누구예요? 아기를 점지해주시는 분. 그 이상은 설명이 곤란하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삼신할머니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이름이지만 그 존재의 의미나 구체적인 형상에 대해선 거의 모르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삼신할머니에 대해, 아기를 낳고 기르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병원에서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하는 요즘에는 생소한 출산 풍경과 신생아의 모습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삼신아기씨가 엉덩이를 때려 아기를 울게 하는데, 이는 크게 울면 온갖 구멍이 열려 나쁜 것들이 빠져나가고 숨을 크게 쉬어 아기에게 좋단다. 이때 맞은 손 자국이 우리들 엉덩이에 퍼런 멍으로 남아 있다.사흘 안쪽으로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사흘이 지나면 첫 배내똥을 누더라, 사흘 지나 태반을 묻고, 배똥줄은 열다섯이 될 때까지 간직하라는 등의 자연주의 육아법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전래동화에서 보게 되니 신기하다. 어머니, 할머니들의 지식과 지혜는 삼신할머니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것이었던 게다.

이 책은 저자가 제주도의 <삼승할망 본풀이>를 바탕으로 7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여 썼단다. 그 기간과 정성이 대단하다. 전래동화라지만 분량이 만만치 않고,문장이나 내용이 맛깔나다. 오히려 어른들이 재미를 느끼며 술술 읽을 수 있을 구성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우리 신화의 바리데기나 삼신할머니보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제우스나 헤르메스 등의 이름이 더 익숙할 것이기에 이 책의 의미가 더 크게 와닿는다. 이번 겨울, 전쟁과 복수, 질투가 난무하는 서양의 신화 대신 용서와 화해, 따뜻함으로 이루어진 우리 신화도 있다는 것을, 오랜 세월 우리를 보살펴준 우리의 신들도 있다는 것을, 그 첫 번째로 할머니, 엄마, 너를 만들어주고 보살펴준 삼신할머니가 있었다고 이 책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어른들도 잘 모르는 삼신할머니의 전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썼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우리 신화에서 꼭 알아야 할 또 다른 인물 바리데기. 삼신할머니보다는 아이들이 좀더 많이 접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신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바리데기에 대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긴 내용의 전래동화를 소화할 수 있는 초등 고학년(엄마가 쉽게 풀어서 읽어준다면 저학년도 좋다), 태교 동화를 읽어야 하는 임산부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삼신아기씨. 아기 가진 어머니들에게 끝으로 이르기를 / 높은 데 오르지 말고 담 넘어 다니지 말고 /소나 말 짐승 매어둔 줄 넘어 다니지 말고 / 무거운 물건 들지 말고 싸움하는 것 보지 말고 / 음식도 가려 먹되 기름지거나 탁한 음식은 먹지 말고 / 말고 곱고 고운 말만 쓰되 쓴말은 하지 말라 하시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