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저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첫 읽기책 8
김원아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 3학년 1학기 과학 교과서에는 배추흰나비의 한살이 과정이 나온다. 배추흰나비를 관찰하고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한살이 과정을 알게 된다. 아이들이 봤을 때는 꼬물거리는 애벌레가 징그럽기도 하고, 한살이 과정이 그다지 특별하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애벌레가 주인공인 동화를 읽는다면 그들의 한살이를 자연스레 기억하게 되는 것은 물론 나비의 한살이가 좀 더 특별하게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의 김원아 작가도 그런 마음으로 이 동화를 썼을 거다. 김원아 작가는 실제로 초등학교 교사다.

3학년 2반의 관찰 상자에서 7번째로 태어난 7번 애벌레는 세상과 아이들에 대해 경계하는 형님 애벌레들과는 달리 자신을 관찰하는 반 아이들을 관찰하고 배추잎에 무늬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생활한다. 그래서 반 아이들은 7번 애벌레에게 '무늬 애벌레'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하지만 관찰 상자의 평화가 깨지는 일이 생기게 되고, 무늬 애벌레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작지만 끊임없이 꼬물거리며 주변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애벌레는 마치 학교라는 큰 세상을 만나 첫발을 떼는 1학년 아이들 같다. 작지만 내내 꼬물거리고, 세상에 대해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을 지닌 아이들. 배추흰나비 알이 나비가 되기 위해 노력하듯 우리 아이들도 날개를 펴기 위한 작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그 작은 움직임이 눈물겹게 예쁘다.

난 아직 저 구름처럼 느려. 이 잎에서 저 잎까지 가는 데 한 참이나 걸려. 나뭇잎 사이가 아무리 가까워도 건너뛰지도 못해. 아직은 작고 어린 애벌레니까. - P21

인간들은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나 봐. 중요한 건 그저 자신들의 호기심뿐인 것 같아. - P57

파란 하늘이 보였어. 끝없이 이어진 하늘 말이야. 이제 이 문을 통과하면 혼자 살아야 해. 스스로 몸을 보호해야 하고 먹이도 찾아다녀야 해.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두려웠어. - P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