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하나는 외롭다 파란 이야기 4
박현경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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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중 하나는 외롭다>라는 제목에 이 책을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것이었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할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어릴 때 더 내성적이었던 터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다. 또 무뚝뚝한 부모님의 사랑에 늘 목말랐다. 친한 친구가 생기면 집착이 강했고 그 친구가 나 아닌 다른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보면 질투 때문에 친구를 미워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야기 속 민송이처럼 "네가 부담스럽다"고 말한 단짝 친구도 있었다.

어쩌다 어울리게 되는 셋 중 외로움은 늘 나의 차지였다. 마음은 복잡한데 감정 표현은 미숙하니 제 안에서 튀어나온 말들은 뾰족뾰족해서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사랑을 받고 싶었기에 독점하고 싶었던 어린 날의 결핍이 나를 불안하고 외롭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 이야기 속 혜슬이가 겪은 사건들, 그때마다 생기는 갈등과 감정들은 낯설지가 않았다. 셋이 버스를 타면 자리는 어떻게 앉아야 하지?를 고민하는 혜슬이의 모습을 보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친구들과 어울릴 때 늘 고민하던 문제였기도 해서. 다른 친구들은 고민하지도 않았을 문제를 나 혼자 앞서서 고민했으니 얼마나 머릿속이 복잡했겠나? 지금도 어린 시절의 그런 모습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여전히 극복 중이다. 사실 지금은 대화나 만남의 기회가 없는 시기인지라 좀 덜한 것 같기도 하지만.


마음은 쉽게 단단해지지 않으니 나는 천천히 극복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또 이야기에서 혜슬이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행복한 글쓰기'의 선생님처럼 아이들이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보듬어주고 싶다. 지금도 누군가는 외로움을 겪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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