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WHO를 움직여 옳은 말 한 직원을 전보시키고, 
다국적 제약회사는 도하선언에 보장된 병행수입을 한다는 이유로 필리핀 정부와 관료를 제소하는 등,
그 치밀하고 물샐 듬 없는 압박 수비는 알아가면 갈수록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런 압박이 지난 80년대서부터 우리 나라에도 가해졌는데, 그중에 압권이, 지난 2001~2002년에 '참조가격제'를 도입하려던 한국 정부를 좌절시킨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우리나라가 한창 IMF 위기에 몰린 직후인 99년에는 선진 7개국의 평균약가를 우리나라에도 적용하도록 한국정부의 항복을 받아낸 전력도 있었다.

이 보도자료를 새삼스레 다시 올리는 이유는, 최근 복지부가 다시 참조가격제와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고, 이에 대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조직적인 반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가에 대한 한미간의 큰 충돌은 이번이 세번째이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유시민 의원, 아니, 장관도 옷벗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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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7.18(목)

  김  홍  신

www.hongshin.net

788-2518 / 784-3289


미국의 집요하고도 끈질긴 압력,

결국 보건복지부 굴복시키다

- 작년 5월부터 총6차례 압력 행사

- 건강보험 1661억원 손실


미국의 압력은 집요하고도 끈질겼다. 미국은 상무부, 무역대표부, 주한 미국대사관, 다국적제약협회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관을 가동했다. 또 편지, 공문, 방문면담, 한미통상회의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미국은 암초를 만났다. 이태복 장관은 미국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경질됐다.


미국은 ‘참조가격제’가 포함된 복지부의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재정안정대책은 5월31일 발표했는데, 5월26일부터 포문을 열였다. 


0 2001년 5월27일 보건복지부 발표

; 필립R애그레스 미국 상무부 부차관보 대행이 다음달 1일 참조가격제 시행에 대한 자국의 의견을 설명하기 위해 복지부를 방문하겠다고 주한 미대사관을 통해 통보. 미국은 공문에서 “참조가격제가 미제약업계 특허 의약품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참조가격제 시행에 필요한 기준약가 등을 결정하기에 앞서 미국에 의견개진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요구   - 한국일보 2001.5.28 김진각 기자

0 2001년 5월31일 보건복지부 발표

; 참조가격제를 8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힘. 연말까지 451억원 재정절감 효과가 있고, 연간 1661억원 재정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힘. 

-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 중에서


이번에는 외교통상부를 통해 압력을 가해왔다. 같은 내용의 반복이었다.


0 2001년 6월12일 외교통상부 발표

; 미국은 12일 서울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시작한 한․미통상 정례 점검회의에서 의약품 등 주요현안에 대해 한국정부의 지속적인 개혁을 요구. 비버와 와이젤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수석대표인 미국 대표단은 한국정부가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인 고가 의약품에 대한 참조가격제가 미국 의약품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기준약가를 결정할 때 미국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고 요청.  - 중앙일보 2001. 6.13. 홍병기 기자


이번에는 편지가 동원됐다. 역시 같은 내용이었다.


0 2001년 7월 2일

; 미상무부 도널드L에반스 장관이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편지 보냄. 편지에서 에반스 장관은 “이 문제(한국의 약가제도 변경)가 적절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무역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며, “참조가격제등 약가제도 변경에 대한 최종결정을 내리기 전에 미국정부 뿐만 아니라 외국제약사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과 완벽하고 실질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  - 김홍신의원 2002.7.16 편지 공개


결국 복지부는 참조가격제를 예정날자에 시행하지 않았다. 


0 2001년 8월 1일

; 보건복지부, 이 날부터 시행하기로 한 참조가격제 시행못함.


참조가격제가 한달넘게 시행되고 있지 않아 사회적으로 궁금증이 증폭되자 그 배경에 대해 김원길 당시 복지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통상마찰 소지 때문에 참조가격제는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것이었다. 


0 2001년 9월 5일 보건복지부 발표

;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6월부터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참조가격제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며 도입을 반대하는 공문을 발송하는가 하면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충분히 협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음. 김원길 복지부장관은 “통상마찰 소지가 있어 참조가격제 시행을 당분간 유보하고 있다”고 밝힘.

- 중앙일보 2001년 9월 6일 신성식 기자

결국 복지부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했다. 참조가격제를 없던 일로 했다. ‘참조가격제를 현재 시행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시행가능성이 없다’고 이경호 복지부 차관이 밝혔다.


0 2001년11월26일 보건복지부 발표

; 복지부 이경호차관은 ‘5․31 건강보험 재정안정대책 추진경과’ 브리핑에서 “참조가격제 백지화 등 일부 대책의 시행차질로 적자규모가 당초 추계보다 상당폭 늘어날 것 같다”며 “통상마찰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참조가격제를 시행을 못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앞으로도 시행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함.  - 동아일보 2001.11.27. 문철 기자


최종항복선언을 받아냈음에도 미국의 같은 내용을 한국정부에 다시 요청, 아예 참조가격제의 불씨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0 2002년 1월22일

; 한국과 미국은 21일 외교통상부에서 최혁 통상교섭조정관과 존 헌츠먼 미 무역대표부(USTR)부대표(차관급)가 참석한 가운데 양자협의를 갖고 상반기 중 양국이 투자협정 협상을 마무리 하기로 합의. 미국은 의약품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가 의약품에 대한 참조가격제가 미국 의약품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기준약가를 결정할 때 미국의 의견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   - 중앙일보 2002.1.22 홍병기 기자


0 2002년 1월29일

; 이태복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


신임 이태복 장관 취임축하 인사명목으로 찾은 자리에서 미국은 약가정책과 관련해서 이번에는 ‘제도적인’ 요구를 했다. 약가논의 실무그룹(Working Group)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0 2002년 3월11일 이태복 복지부 장관실

;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가 이태복 복지부 장관 면담. 허바드 대사는 ‘약가산정 기준 등 보험급여기준 논의를 위해 국내․외 제약기업이 참여하는 Working Group 구성’을 요청. 이태복 장관이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이후 Working Group 결성. 현재까지 1~2차례 회의 가짐.  - 김홍신의원이 확보한 자료에서


이태복 장관이 꺼졌던 ‘참조가격제’의 불씨를 살려냈다.


0 2002년 4월10일

; 이태복 복지부 장관, 건강보험재정안정대책 발표. 백지화됐던 참조가격제를 되살림.(6월부터 시범실시하겠다고 함). 또 ‘약가재평가제’도 실시키로 함. 이 두가지 약가제도는 다국적제약회사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임. 

미국은 더욱 강한 요구를 했다. 약가기준(참조가격제를 포함한 약가의 모든 기준)을 ‘결정’할 때 자국의 제약업계를 참여시켜달라는 것. 이태복 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0 2002년 6월11일 이태복 복지부 장관실

; 존 헌츠만 미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태복 복지부 장관 면담. 헌츠만 부대표는 ‘개최되고 있는 Working Group 관련 지속적으로 많은 관련당사자들이 참여하여 의견개진 협조’ 부탁. 또 ‘약가기준 설정 및 절차 수립과정 뿐 아니라 결정과정에 외국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 이태복 장관이 거절. “약가기준 설정과정에서 의견수렴은 하겠지만, 어떠한 국가도 기준을 결정할 때 해당업체가 협의과정에 참여하는 사례가 없음”을 강조, 사실상 거절.  - 김홍신의원이 확보한 자료에서


0 2002년 7월11일

; 이태복 복지부 장관 경질. ‘퇴임사’를 통해 `약가정책과 관련해 다국적 제약사들의 로비가 장관 교체를 가져왔다'는 취지의 주장.


미국의 압력에 밀려 우리는 건강보험재정에서 1661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손실이 예상된다.


0 2002년 7월18일 현재

; 건강보험재정 1661억원 손실. 당초 복지부가 계획했던대로 참조가격제를 작년 8월1일부터 실시했으면, 이번달로서 만1년이 되는셈. 참조가격제 연간 재정절감 예상액은 1661억원. 그 금액이 고스란히 날라간 것임. 그리고 현재 참조가격제, 약가재평가제 시행 불투명. 특히 약가재평제도는 지난 12일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고시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2주 뒤로 연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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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6-21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초에 도입을 하려고 했던 2001년으로부터 5년이 지났다.
우리는 해마다 1661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balmas 2006-06-2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갈게요.

가을산 2006-06-21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러세요.
아~함. 전 이제 자러갑니다.

조선인 2006-06-2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퍼갈래요.

가을산 2006-06-21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네. 고맙습니다 .

속닥님/ 어... 그건 써놓고 나니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서 잠시 지웠었어요.
ㅎㅎ, 교차가입, 따우님 말씀 대로에요. 자봉동이 손해 많이 봤죠. ^^

瑚璉 2006-06-2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가을산 님. FTA관련 글이 사라졌어요. 무슨 일이라도?

가을산 2006-06-2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 아니라, 멋적어서 옮겼어요. ^^a
그랬다가 조금 전 다시 올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