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분께서 황교수, PD수첩 등에 관한 제 생각을 물어오셔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pd수첩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고 아니라는 것은 말씀드리기가 어렵구요,
제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우선 쟁점이 무엇무엇인지를 정리하고 각 문제에 대해 정리를 하고자 합니다.
일련의 사건에서 생각해 볼 부분들을 꼽아 보았습니다.
1. PD수첩이 주제를 적절하게 잡은 것인가?
2. PD수첩의 취재 방법의 문제
3. 황우석 박사의 미심쩍은 처신
4. 황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
5. 집단 히스테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네티즌 반응
-----------------------
1. PD수첩이 주제를 적절하게 잡은 것인가?
PD수첩에서는 두 개의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첫째는 난자 체취과정의 윤리 문제입니다.
이에 관한 것은 이전부터 문제가 지적되어 왔던 것으로, 취재와 보도에 문제 될 것 없다고 봅니다.
그동안 다른 단체에서도 꾸준히 지적되어 왔던 문제였고, 결국 의혹은 사실로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셰튼 교수의 결별 이전까지는 황우석 교수는 깨끗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두번째는 황교수의 연구 결과가 조작되었는지의 문제입니다.
이부분에서는 PD수첩이 오바했다고 봅니다.
혹시 PD수첩에 제보되었다는 정보가 워낙 확실한 듯 했기 때문에 '특종'을 놓치기 싫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연구 내용에 대한 검증은 전문가들에게 맡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PD수첩의 취재 방법의 문제
황우석 박사의 난자체취과정의 "윤리"를 지적한다면서 스스로 취재윤리를 어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취재원을 '협박'하는 것은 특히 그 대상이 의사나 연구원처럼 세상 물정에 어두운 전문가의 경우
'자백'을 받아내는 데 흔히 쓰는 방법 같습니다. 이참에 이런 관행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PD수첩이 무얼 믿고 그렇게 무리수를 두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보가 아닌 한 상당한 근거 없이 그렇게 무모하게 취재를 할 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근거가 별 것 아닌 것으로 밝혀져서 한발 물러난 것일까요?
어쨌든 이 문제는 PD수첩이 명백하게 잘못했다고 봅니다.
3. 황우석 박사의 미심쩍은 처신
- 셰튼 박사가 결별해서 문제가 커지기 전에부터도 여러 차례 윤리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그 때 황교수는 구체적인 답을 피하면서 사실을 얼버무리기만 했습니다.
오히려 '윤리 문제를 따지는 사람들 때문에 연구하기가 힘들다'라고 하면서 여론의 동정을 업고
의혹을 잠재우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재로 한동안 여론을 잠재우는데 성공했지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혹 자체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밝혀야 하는데
황교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 매너님의 글에 의하면 YTN과 인터뷰를 한 연구원의 태도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읽어 보셨나요?)
Fact에 관한 언급은 없고 '위협 받았다', 기자가 이러이러하게 말하더라 하는 말만 있고
의혹 자체에 대한 대답은 빠져 있다고 합니다.
저는 연구 결과가 거짓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만, 워낙 주목을 받는 연구이고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니
의혹에 대한 명확한 태도를 밝히던지, 공개적으로 샘플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행각합니다.
4. 황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
황교수의 연구 뿐 아니라 게놈 프로젝트나 신약 개발 소식 등에 관해서
그동안 선정적인 장미빛 렌즈로 보도해 온 언론과,
연구 결과의 홍보를 통한 연구비 '수주' 확대를 꾀하는 풍토 모두가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재 상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언론 보도를 곧이곧대로 믿게 되어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됩니다.
5. 집단 히스테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네티즌 반응
그동안 황교수에 대한 관심도 과도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 관심의 수위만큼 네티즌의 반응이 격렬합니다.
저는 솔직히 말해서 이정도로 감정적인 반응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이성'이라고는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집단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우려를 하게 됩니다.
-------------
이 주제에 관해서는 말 않으려고 했는데,
말 많은데 또하나의 말을 추가하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