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카가 태어났다! 

우리 집안은 요즘 '베이비 붐'이다.
최근 4년 동안 조카가 5명 생겼으니 애국하는 집안이 틀림 없으렸다.  ^0^

오늘 남동생이 아들을 얻었다. 
여지껏 '감독 데뷔 준비 중'인, 만년 피터팬 같은 남동생에게서...
그 남동생을 믿고 우리 나라에 와서 사는 착한 올캐에게서...
3.8kg의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다.

올캐가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동생이 참 이상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유난히 아들이기를 바랬다.
그 이유란게 주책맞다.
"나 아무래도 빨리 죽을 것 같거든?  내가 죽으면 우리 미** 랑 시** 어떡해? 
아들이 있으면 그애가 그래도 엄마랑 누나 돌봐줄 것 아니야?"

올캐도, 조카들도, 남동생도 다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2. 익숙해 진다는 것

영어 선생님의 개인적인 일로 인해 이번주에는 화, 목요일에 하는 점심 영어회화를 쉬게 되었다.
덤으로 생긴 시간에 오늘 미장원 가서 머리를 잘랐다. 
상가 2층의 미장원 원장은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늘 자르는 모양으로 알아서 잘라준다.

그러고 보니, 1층의 빵집에 가면 주인 아주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빵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가르쳐준다.
약국에 가면 약사님이 내가 좋아하는 드링크를 한병 꺼내준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이래저래 편한 것 같다.

3. 팬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최근 GOD의 손호영군이 국적과 병역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런데, 내 여동생은 '아지조(아줌마도 지오디를 좋아한다)'로부터 시작한 아주 오랜 팬이다. 
몇 년 전 조카를 낳을 땐, 이왕이면 손군의 생일과 같은 날에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했을 정도이다.
(아쉽게도, 하루 차이로 낳았다.)

오늘 여동생에게 전화해서, 손군으로 인해 요즘 심기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안부를 물었다.

여동생이 손군과 지오디에 대해 입수하는 '정보'의 수준은
공개 게시판이나 언론의 뉴스를 통해 접하는 나의 B군에 대한 정보의 수준과는 천지 차이이다.
따라서 여동생 입장에서 손군 관련 내용이야,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 놀라운 일이 아닌데, 
속상한 점은 이런 것이 사회적 여론의 초점에 놓였다는 사실, 그로 인해 손군이 맘고생 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평소에 손군의 부모의 행태에 대한 분노..... 뭐 이런 것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얘, 그런데, B군은 군대 어떻게 했지? 얼마 전에 학교 휴학했는데, B군은 군복무를 했니?
아니면 군대 가야 하는거니?"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생 왈, "언니는 팬이라면서 그것도 몰라? B군은 방위로 다녀왔다는데?"

그래? 그럼 그렇지.... 
뿌듯했던 것도 잠시, 바로 여동생의 잔소리 공격이 들어온다. 

언니, 팬이라면서 군대 다녀왔는지도 모르면 어떡해? 
그럼 B군 생일은 알아?
 

내가 7월말인가, 8월 말인가? 라고 대답하자마자

몇년도? 

대답 못함

그것도 모르면 안돼지!
가서 공부좀 더해~!

아아.... 팬이란 것이 이렇게도 고난이도의 직업이었던가? 
허허.......... 

 

 

구름을 보니 마치 소나기가 오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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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5-24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고 예쁜 조카분 보신거 축하~~~~
에휴, 난 어디서 저런 조카 또 만나남..다들 넘 커서 징그러워요
그나저나 손군처럼 군대가는 나이가 되었으니..

ceylontea 2005-05-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득남 축하드려요... 건강하게 지혜롭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2. 어린왕자와 여우 생각이 나네요...(그러고보니.. 파란여우님 안녕하시어요?? )
3. 허걱... 팬이 그리 어려운 것이었군요... 전 누구의 팬같은 건 하고 싶지 않네요..

파란여우 2005-05-2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도 안녕하시죠? 오호 저 방금 금붕어님이 예전에 보내 주셨던 망고향이 나는 차 한잔 마셨잖아요..^^ 왜 그런종류의 차를 마실때면 님의 닉네임이 떠오르는건지요^^

호랑녀 2005-05-2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무청에서 행정오류가 맞다고도 했다는데...ㅋㅋ
멀고도 험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는 줄긋기가 잘 안 되요. 가을산-B군...

가을산 2005-05-24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제일 먼저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우 형님은 조카 대신 곧 손자손녀들이 삐약거릴 것 같은데요?

운빈현님/ 그러게요... 빨리 입봉해야 하는데....
남동생이 그동안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을 주로 도와 주었는데요,
홍상수 감독의 이번 작품이 꼭 남동생 같은 '입봉 장기 대기생'에 관한 거라고 해서 마음이 안좋아요.

실론티님 / ㅎㅎ, 고맙습니다. 익숙해진다는 건 귀차니즘과 건망증에 무척 좋은 것 같아요.

호랑녀님/ 음... B군의 성격에서 저와 비슷한 게 보일 때가 있어요.
내성적이고 자존심 세고, 부족한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두려워 하고...
요즘은 많이 여유가 생겼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그런 성격이 다 보였었거든요.
게다가 연기도 원래는 참 못했잖아요? 그렇게 순발력 없는 사람이 이정도로 자신을 단련시켰다는 것이 대견합니다.

마태우스 2005-05-2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 문제만 나오면 너무들 비이성적으로 흥분하는 것 같습니다. 가수가 어떤 국적을 택하든, 그게 그렇게 큰 문제인지 공감이 가지 않는군요. 나도 갔으니 너도 가야한다는 그런 논리일까요. 연예인이 무슨 공무원도 아닌데....

가을산 2005-05-25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그래요. 개개인의 사정이 다 다를텐데요.

따우님/ 네, 저도 따우님 같은 경우도 있어요.

sooninara 2005-05-2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의 길은 길고도 험하군요..저도 생일 이런거 모르는데..
S군은 장군의 손자니까 군대는 다녀왔겠죠? 나 팬 맞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