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사회를 80점 맞았단다.  장족의 발전이다.  (반평균 정도는 될까?) 
     일단 축하를 해주고는...... 
     "이번에 너가 80점을 맞은 이유가 뭔 줄 아니?" 하고 물었다.  
     ( 내가 이 질문을 한 이유는, 목표를 어떤 수준으로 잡으면 그만큼까지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다음에는 조금만 더 잘하겠다는 목표를 갖자고 하려고 말을 꺼낸 것이었다. )

     그런데 아들의 대답 : " 엄마가 도와주었으니까!"  
     즉, 점수가 아주 만족스럽다는 뜻이다................     ㅡㅡ;;

2. 내일은 일본어다.  사회와 쌍벽을 쌓는 일본어!  ^^
    오늘 일본어 문제집을 샀단다.
    (아니, 오늘에서야 샀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으래? 잘했어!" 고 칭찬해 주었다. 
    일본어 공부를 한다고 소파에 앉아서 교과서를 읽는다.  한쪽 읽을 때마다 의기양양하다. 
   제법 잘 읽는다!  그 이유는 지난 주에 "드.디.어"  히라가나를 다 외웠기 때문이다. 
    (가타가나는 아직이다. )
   1년 3개월 만이니 감격스럽다.  본인 말에 의하면, 맘 잡고 두 시간 앉아서 외우니 외워지더란다. 
   ( 두시간에 될 거면, 1년 전에 두 시간 했으면 좋았잖아. )
   그래도 기분 좋아서 으하하... 따라 웃어 주었더니....
   남편이 "건희야, 엄마가 드디어 미쳤나보다."  라고 초친다.

3. 지난 달에 건희와 같은 학년 아이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한다. 
    그 애의 싸이 홈피에는 " 얘들아 잘 있어라. 나는 내 별을 찾아 떠난다" 라는 글이 있더라고 한다.
    아들도 얼굴을 아는, 괜찮은 애였다고 하는데....  아들도, 다른 친구들도 적잔이 동요한 것 같다.   

4. 그런 일이 있은 후에 담임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을 개별 면담했단다.
    요즘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주로 하는지에 대해 묻더란다.
    건희는 "죽을 때 어떻게 하면 고통스럽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한다"고 대답했단다. 

    작년의 반항기에 이어 요즘은 한창 종교나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해서, 삶에 관해서, 그리고 종교에 관해서 얼마 전부터 가끔 나와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ㅎㅎ, 종종 마치 자기가 최초로 무신론을 생각해 낸 듯이 말하곤 한다.

    내가 "건희야, 요즘 선생님이 너에게 무척 신경 많이 써주는 것 같지 않니?" 라고 물었다.
    아들 왈, " 어?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신기해 한다. 

    (그럼 면담에서 그런 말을 했는데 어느 담임이 신경 안써주겠냐?  ㅡㅡ;; 
    이 말은 차마 아이에게 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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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0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panda78 2005-05-0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줄이 심금을 울립니다, 가을산님-- ^^;;;

날개 2005-05-02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건희 넘 맘에 들어요...ㅋㅋ

▶◀소굼 2005-05-02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별면담을 할 수 있는 선생님 마련하고 싶군요..

깍두기 2005-05-0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딸은 어떡하지???????

2005-05-03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5-05-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희가 시험중계가 되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너무 귀여운데요.. ^^
그래도 저렇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