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강아지들이 태어난지 3일이 되었다.
요 몇일 밤마다 열댓번씩 잠이 깨어 컴컴한데서 하나, 둘, 셋.... 일곱까지 세는 것이 일과다.
쥴리에게 깔리거나 이불 속에 박혀서 꼼짝 못하는 놈은 없는지 확인하고, 배가 홀쭉한 놈들은 깨워서 젖을 물리고...
그런데, 그동안 일곱 마리 중에서 가장 작고 약했던 두마리가 죽었다. 태어날 때부터 힘이 약했던지, 젖도 제대로 빨지 못했다. 병원에 있던 피펫을 가져와서 입에다가 이온음료를 넣어 주었는데도 제대로 삼키지도 못하다 죽어버렸다. 쥴리가 초산인데 너무 많은 강아지가 있어서 아마 뱃속에서부터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아이들에 대한 쥴리의 모성애는 참 대단했다!
체온 보호를 위해서 아픈 아이들을 '중환자실'(작은 찜질용 전기 매트를 깐 플라스틱 상자)에다가 넣어 두면, 어느새 쥴리가 자기 옆에 물어다 두고는 온몸을 핥아 주었다.
핥아주는 그 마음이야 정말 감동이지만, 그렇게 핥음으로 인해서 강아지는 온몸이 젖게 되어 안그래도 약한 놈들이 차갑게 식고는 했다. 어쨌든....
지금 남은 강아지들은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덕분에 이제는 밤마다 다섯까지만 세면 된다. --;; )
놈들이 엄마 젖을 빨고 있는 모습.
한놈은 벌써 배가 빵빵해져서 잠이 들었다.
쥴리가 틈틈이 강아지들을 핥아주고 있다.
처음에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위해 꼬리 끝에 유성펜으로 표시를 했었는데, 하루도 못가서 깨끗하게 지워졌다.
누워 자는 폼도 가지가지다.
업드려 자는 놈.
엄마 뒷다리 위에 올라가 자는 놈.
옆으로 누워 자는 놈.
강아지들이 공통적으로 코 주위의 털이 다 빠져서 빨개졌다.
젖을 빠느라 하도 엄마에게 부벼대서 생긴 현상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이제 쥴리는 공주를 넘어서 여왕마마로 등극한 것 같다.
닭가슴살을 삶아 주어도, 돼지 족을 사다가 삶아 주어도, 북어국, 미역국을 끓여 주어도 도통 먹지 않는다.
배가 홀쭉해져서, 아이들에게 젖 다 뺏기면, 도대체 어떻게 몸을 유지하려는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