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서 폴라티에 쉐타에 코트를 껴입고 대전역에 갔습니다.
주중에다 날씨까지 춥고, 장소도 행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전역 광장에서 행사를 하게 되어서 혹시 너무 사람이 적을까봐서.
비슷비슷한 레파토리가 반복되려니... 한쪽 구석에서 책이나 읽으면서 1제곱미터라도 채우려고 갔는데, 이거 왠걸? 어제는 젊음의 광장이더군요. 구경하느라 한글자도 못읽었습니다.
다른 날처럼 노래와 시민 발언대도 물론 있었지만, 어제의 하이라이트는 여러 대학생 동아리, 직장인 동아리, 그리고 충북 영동에서 온 전교생 15명인 대안학교 학생들의 노래였습니다.
날씨가 추운 것이 사람들을 더 움츠러들게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몸을 움직이게도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한줄 기차나 강강수월래 같이 다같이 어울리는 놀이로 행사를 마무리 했는데, 학생들은 흥이 나서 계속 더 하자고 그랬답니다. (전 보기만 했습니다. 역시 나이가... ㅠㅜ )
광장 한켠에는 어떤 동아리 회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촛불로 '민주수호'라는 글자를 광장 바닥에 만들었구요,
유치원 아이를 데리고 나온 한 젊은 아빠가 그 촛불들을 한글자 한글자 읽어주며 아이에게 그 뜻을 이해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은 저 혼자 보기에 너무 아까웠습니다.
행사장 한쪽에 낯익은 중년남들이 보이길래 인사하러 가보니,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 의사회(건치)' 회원들이 정기 모임을 겸해서 이곳에 나와 있었습니다. 제 병원 옆집 치과 원장님은 군밤장수 아저씨 같은 털모자를 쓰고 나왔더군요. ^^
제가 속한 모임도 지난 화요일 행사장에서 겸사겸사 모임을 가졌었는데, 아마 동아리별 참가자들은 비슷한 생각들로 나온 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토요일이네요.
내일 저녁엔 우리 영어 회화 선생님도 같이 만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