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buddy가 하던 말이 있었다.
"난 요즘 책만 보면 잠이 와."
작년서부터 비슷한 증세가 내게도 나타났다.
이거 '수면병'에 전염된 것 아니야? 생각했지만, 아프리카에나 있는 병이 여기까지 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터....
한 달 전에 직장 근처의 단골 '천냥 shop' 구경 갔다가 1000원짜리 돋보기 안경을 써 보았다.
+1.00 D 안경을 쓰고 손금을 보았는데, 이거 세상이 확 달라 보이는거라!!!
이제 4학년 3반인데 벌써 노안이? 내심 놀라웠다.
그 1000냥짜리 돋보기를 사와서 한달간 요긴하게 썼다.
그런데 다리서부터 렌즈까지가 일체형인 플라스틱 안경은 오래 못 버티고 뚝 부러지고 말았다.
그래서 안경점에 갔다. "정식"으로 안경 알 고르고, 안경테 골라서 안경을 맞추려고.
안경점 직원..... 어디 가서 돗자리를 펴도 될만큼 말주변이 좋았다.
"평소에 머리가 자주 아프지 않으신가요? 눈이 나쁘면 그런 수가 있는데..."
"아뇨."
"아, 사모님께서는 평소에 참을성이 아주 좋으시군요!"
"햇빛에 나가면 눈이 부시지 않나요?"
"당연히 눈이 부시지 않나요?"
"아니, 사모님은 다른 사람보다 눈이 더 예민하실 것 같습니다. 썬글라스를 꼭 끼셔야 합니다."
내 시력이 평소에 1.2, 1.5가 아니었다면 +1.00D의 시력으로 '다중초점렌즈'를 맞출 뻔 했다.
어제, 드디어 내 최초의 '맞춤' 안경을 찾아서 썼다.
확실히 책을 오래 보아도 눈이 편했다.
안경 쓰고 편하다고 좋아하는 나를 보고 울 남편이 하는 말...
"세상에 늙는 걸 저리 좋아하는 사람 첨 봤네..."
어차피 언젠가 오는 노안, 그것을 늦추겠다고 눈에 힘주고 책을 읽느니
피할 수 없는 거, 차라리 즐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내친 김에 완경(完經 - 閉經의 다른 말)도 빨리 왔음 좋겠다.
그것도 나이 먹는 것의 축복 중 하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