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은 아이와 함께 있기 위해 침팬지를 온종일쫓아다니는 일을 포기했다. 그녀는 몇 년 후 이렇게 말했다. "그건 일종의 희생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나는 침팬지를 관찰하면서 아이의 초기 몇 년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했습니다.
그때 내가 아이에게 양보하지 않았다면 침팬지를 연구하지 않는편이 나았을 겁니다. 어떤 동물에게서 본 무언가가 우리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믿으면서 그와 정반대로 행동하고 그래도 내 경우에는 아이를 제쳐 놓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그거야말로 허튼소리 아닌가요? 그러면서 어떻게 인생 초기에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내 입으로 할 수 있겠습니까?"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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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것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반려동물이나 가축은 우리에게 의존하고 우리는 그들을 지배한다. 협정 내용은 이렇다. 나, ‘주인‘은 X(음식, 식수, 보금자리 등)를 제공하고, 너, ‘동물‘은 Y(벗해 주기, 운송, 보초의 의무 등)를 제공할 것. 이들 동물은 우리 인간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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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여자 불편해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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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고 직설적이다. 그래서 그의 글을 좋아한다.
산문만 읽어봐서 그런지도.
스포츠를 좋아하면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아쉽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나는 스포츠라면 보는것도, 직접 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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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미투‘ 이후 내 이름은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새 시집을 내고 싶은데 선뜻 나서는 출판사가 없었다. 2018년 여름에 어느 문학전문 출판사에 시집 출간을 제안했는데 답이 없었다. 이러이러한 이유로 못 내주겠다는 말도 없이 퇴짜 맞은 뒤, 뒤늦게 나는 사태를 파악했다. 아, 나는 이제 이 바닥에서 끝났구나. 문단권력을 비판한 나를 그들은 좋아하지 않으며, 나와 싸우는 원로시인의 책을 펴낸 출판사들은 내 시집을 내기가 부담스러운 게다.
그럼 내가 내야겠네. 그래서 출판사 등록을 하게 되었다. 내 책을 내가 만들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내 맘대로 제목을 정하고 편집과 디자인은 물론 신간안내도 내가 원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고, 시를 고치고 싶으면 출판사에 부탁하지 않아도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다. 배송이나 영업이 걱정되었지만 닥치면 하겠지. 내자신을 믿고 일을 저질렀다. 드디어 시집이 나와 기쁘다. 얼마나팔리든, 결국 해내었다는 성취감만으로도 나는 이미 보상받았다. - P26

대학에 들어와 여자 선배들에게 페미니즘을 배웠지만, 유난히순종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애린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통일시키지 못한다. 여자 선배들이 주입시킨 여성해방론은 "동혁이랑몸을 섞었으니 결혼해야 한다"는 엄마의 ‘책임론‘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의존적이고 순해터진 문학소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며 나는 나를 이해했다.
나는 애린처럼 순종적인 여자는 아니었지만 갈피마다 내 입김이 들어간 소설, 『청동정원』을 읽으면 왜 나처럼 모자란 사람이미투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리라. 페미니즘은 글로 배운다고 바로 체득되는 게 아니다. 한국처럼 봉건적인 잔재가 강한 사회에 사는 여성들 누구도 시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 P28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원고 고은의 거지같은 주장을  반박하려 세무서에 가서 지난 10년 간 소득금액증명원을 떼며 내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다시는 그 때문에 잠 못이루는 밤이 없을 줄 알았는데... 권력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권력을 한국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나는 지켜볼 것이다. - P66

운동 취미를 통해 어린내가 배운 건 무엇일까? 그 순간에그것이 되는 것, 열정이었다. 운동은 또한 내게 승리든 패배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훈도 주었다. 농구로 유명한 선일여고를다니며 학급대항농구대회에서 다른 반에 졌을 때, 내가 감당하기힘든 패배감에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며칠 지나 나를 이긴상대 공격수를 (그애를 내가 막지 못해 우리반이 졌다) 집 근처골목에서 마주쳤는데, 날 알아보고 환히 웃으며 아는 척하는 그애에게 나도 웃어주었다. 야~ 너 우리동네 사는구나.
젊을 때 운동을 많이 하라고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다. 늙으면농구나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 운동 종목한두 개는 취미 삼아 배워두는 게 좋다.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며누굴 만나든 같이 운동을 하며 친구가 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기분이 좋지 않은가. 어떤 고민이 있더라도 햇빛을 받고 걸으면마음이 좀 가벼워지지 않나.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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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대표적 작품 변신」과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인간과 동물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서술 구조와 내용이 상당히 유사하면서도 그 진행 방향은 역방향이라는 점에서 서로 쌍을 이루는 텍스트로 볼 수 있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는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적 과정을 서술한다면 변신은 인간이 동물로 퇴화하는, 후퇴하는 상황을 다룬다. 두 작품 모두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몸을 둘러싸고 벌어진 내면세계와외부 세계,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의 갈등 속에서 그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카프카는 유대인의 소외 과정을 무엇보다도 몸의 문제를 통하여 가장 적나라하고 그로테스크하게 묘사해 낸 작가이다. 몸은 오랫동안 자기 정체성이 실현되는 가장 확실한 매체이자 공간이었다. 그러나 몸은 더 이상 내면의 정신과 영혼을 자동적으로 외적으로 표현해 주는 매체가 아니고 사회와의 의사소통의 매체로 기능하지 않는다. 몸은 자아에 대한 표상과 사회의 외부적 표상이 부딪치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변형을 일으킨, 즉물적 매체이자 장소가되었다. 카프카에게 몸은 위기를 드러내는 매체이자 새로운 시작을 실험하는공간이 된다. 이 달라진 몸은 거꾸로 자신에게 정체성의 문제를 인식시키고자성을 촉구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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