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에 대한 이정표 격인 저서, 《고통받는 신체 The Body in Pain)에서 일레인 스캐리 Elaine Scarry 는 고문이 반드시 폭력을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그저 몸을 몸 자체와 대립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실행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일상적이고 소박한 습관이나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을 수치와 불편함과 고통의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갇혀 있는 상황에서는 아기 때처럼 신체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면 금방 견디기 힘들어진다. 화장실이나 씻는 시설을 없애버리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하고 음식과 물을 주지 않거나, 수감자에게 어떤 자세로 꼼짝도 않고 있으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모두 폭력을 쓰지 않고도 강한 감정적 불편함과 신체적 불편함을 순식간에 유도하는 기술이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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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이 우리 마음에 와닿는 것은, 글을 읽는 시점에 필요한 우리 자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얼마나 자명한 원리인가! 사람이나 정치 혹은  우정에서도 그렇듯,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되어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우리의 내면은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 얻어야 비로소 풍요로워진다.-189쪽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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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이란, 삶이라는 원료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내 경험을 구체화하고, 사건을 변형하고, 지혜를 전달하는 자아라는 개념에 의해 통제되는 일관된 서사적 산문이다. 회고록 속의 진실은 삭제 사건의 나열로 얻어지지 않는다. 작가가 당면한 경험을 마주하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독자가 믿게될 때 진실이 얻어진다. 작가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가는 중요치않다.중요한 것은 작가가 그 일을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을 짓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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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으로 쓰는 글에서는 대상에 대한 공감이 꼭 필요한데, 정치적 올바름이나 윤리적 온당함이 아니라, 공감이 없으면 마음이 닫혀버리기 때문이다. 교류는 실패하고,  연상의  흐름은 말라버리고, 작품은 편협해진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공감이란, 상대에게 감정을 이입함으로써 입체감을 부여하는 수준의  공감이다. 우리 독자들로 하여금 ‘타자‘를 타자 자신의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감정이입 이야말로 글을 진전시킨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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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글을 쓰기 시작하자마자, 이야기가 숨통을 열고 스스로 나아가게하려면 이 사람들과 사건들에서 멀찍이 물러나야 한다는 걸 알았다. 간단히 말해, 내 이야기에  더  자유로운 연상을 허용해 줄 유용한 관점이 필요했다. 내가 오랫동안 보지 못하고 놓쳤던 점은, 나인 동시에 내가 아닌 서술자에게서만 이런 관점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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