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에 대한 이정표 격인 저서, 《고통받는 신체 The Body in Pain)에서 일레인 스캐리 Elaine Scarry 는 고문이 반드시 폭력을 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그저 몸을 몸 자체와 대립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실행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일상적이고 소박한 습관이나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을 수치와 불편함과 고통의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갇혀 있는 상황에서는 아기 때처럼 신체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면금방 견디기 힘들어진다. 화장실이나 씻는 시설을 없애버리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하고 음식과 물을 주지 않거나, 수감자에게 어떤 자세로 꼼짝도 않고 있으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모두 폭력을 쓰지 않고도 강한 감정적 불편함과 신체적 불편함을 순식간에 유도하는 기술이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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