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서구 문화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절대적인 의존뿐만 아니라 물과 돌, 식물과 동물,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필수 불가결한 관계까지도 이상하리만큼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부정의 문화속에서 스스로 옷을 입거나 욕실에 가는 데에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이들이 상호 의존을 상상하려 한다면 실패하리 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에서부터 밤에 잠자리에 드는 일까지 돌봄이 필요한 세상을 떠올리면, 압도적인 의존과 프라이버시 및 존엄성의 상실을 상상하게 된다. 우리는 잠시 멈춰서서, 이러한 두려움이 드러내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상상력의 한계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