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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지...

이유도 없이 불안하고 쓸데없이 가슴도 두근거리고

배가 아픈 것도 같고,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등 뒤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드는 날..

그것이 하루나 아님, 이틀 정도 이어지면

괜한 노이로제 증세도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리고 그런 어두운 예감이 신기하리만큼 맞아 떨어질 때가 있다.

이런 예감을 느끼면서도,

왜 매번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걸까.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이것이 그 그림자였음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명하게 대처하지도, 미리 막아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 뒤에 남는 것은 지독한 자기 환멸 뿐이다.

이런 어리석음에서 언제쯤이면 놓여날 수 있을까..

자신이 정말 싫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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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14일

중국 저 먼 땅 어딘가에 도착했다는 태풍의 영향인가, 하늘이 흐려있다.
비가 내릴듯 하지만 구름 사이사이로 언뜻 비쳐나는 푸른 하늘빛이 '오늘은 괜찮을거야'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엄마랑 정기진료를 위해 찾은 대학병원의 구내 편의점 구석에 앉아 잿빛 구름 사이의 흐린 푸른빛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불과 두달인데.. 두 달 전의 엄마와 오늘의 엄마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
그 두달안에 엄마는 잠깐 삶의 끈을 놓쳤었고, 이제 조금 다시 삶에의 애착을 되찾아 가는 중이다.
이렇게 느닷없고 갑작스럽게 삶의 한가운데서 잽싸게 물러설 수 있다니..
나도 차츰 늙어가는 기분이다.
이제 더이상 가슴 벅차게 뛰는 열정도 없이 그저 고요하고 평온한 삶만이 소원이 되어가면서 자꾸만 내가 살아내지 못했던, 걸어가지 않았던 삶의 또다른 길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히고 있다.
다시 한번 살아볼 수 있다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헛되고 허황된  상상들은 때론, 간절한 절박감을 지니고 가슴 안에 커다란 열망처럼 자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맞는 말이 아닐 것이다.
'열망'이라니...
제대로 살지 못한 지나쳐버린 시간들에 대한 자신의 혐오를 줄여보기 위한 안간힘과 같은 것이리라.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내 인생에서, 내 삶에서,
마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 흘려내려버리는 결고운 모래처럼 자꾸만 빠져 달아나려 한다.
해줄 수 있는 것. 해주고 싶은것, 그 모든 것들을 뒤로 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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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Ruth > 2005년 내가 뽑은 베스트5~

    아모스 오즈의 <블랙박스>

이 소설은 올해 만난 가장 매혹적인 소설.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해독하듯 가뭇없이 지나가버린 사랑을

   반추해 보는 인물들. 실패했지만 열정적이었던

사랑의 속살을 파헤치는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활화산같은 사랑의

열정을 소유한 여인 일라나라는 개성적인 인물도 만날 수 있다.

아모스 오즈의 아름답고 열정적이며 시적인 문장이 내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다.

 

                

칼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울며, 웃으며, 한숨 지으며, 눈물 찔끔거리며 읽었던 소설.

내가 만난 성장소설 중 최고였던 것 같다. 어릴 적 단 한번의

실수가 트라우마가 되어 버린 한 소년의 성장기. 그 소년의 나라인

아프가니스탄의 전통과 풍습 그리고 아픈 역사가 강한 흡입력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너무나 재미있어 야금야금 읽어가는 재미에 날새는 줄 몰랐다. 정말...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그린란드라는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눈과 얼음의 땅

그리고 이누이트들과 순록의 땅. 더불어 눈에 대한 동물적 감각을 가진

강인한 여인 스밀라의 땅인 그린란드와 만났다. 스밀라라는 매혹적인

캐릭터를 만난 것도 큰 즐거움이었지만 '그린란드'라는 또다른 세계를 접한 것도

큰 기쁨이었다. 소외된 자들, 변방에 사는 에스키모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마음과 눈을 열어 놓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끔

했다. 이 소설은....

 

수키 김의 <통역사>

이 소설은 나에게 '진정한 소통'에 대해 생각케 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만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느낌을 전달할 때 그것은 얼마

나 상대방에게 이해되어질 수 있는가? 소통의 부재속에서 쓰라린 고통을

맛본 주인공은 통역사라는 일을 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언어와 언어 사이의

간극, 문화와 문화 사이의 간극,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메워 가며 통역을 하는

통역사의 내면이 참 아프게 다가 왔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달픔이 가득

느껴져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어두운 과거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처연하게 아름답기조차 하다. 작가의 감각적이고도 시적인 문장이

참 좋았다.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시골의사는 참 멋진 의사다. 의사가 가져야 할 윤리의식은 물론 실천력까지

가진 행동하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가 의사 생활을 하며 겪은 생생한 체험

담속에서 그의 소신과 그의 열정 그리고 연약한 생명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한 생명 한 생명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시골의사의 삶의 방식이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다. ' 아, 생명이란 이렇게 중한 거구나.....'하는 생각. 병들고 다쳐

고통받는 환자들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하는 그를 보며 진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동이란 이렇게 생생하게 가슴을 때리며 오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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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서재지기 > 2005년 "꼭 한번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아래 페이퍼들은 11월29일부터 12월12일까지, 알라딘 서재 주인장님들이 2005년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 음반, DVD 페이퍼 쓰기 이벤트를 통해 접수된 페이퍼들입니다.

많은 서재 주인장님들이 참여를 해주셨고, 추천 내용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추천 페이퍼 카테고리가 되었습니다. 지기서재에 영구 보존할 카테고리로....

2005년에 이 책, 음반, DVD를 추천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것들만 모았으니, 페이퍼를 유심히 읽어봐주세요~

알라딘 여행의 귀중한 지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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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의 별 11 - 완결
김혜린 지음 / 팀매니아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북해의 별.. 마지막 권을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그야말로 옛날식 대본소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1권을 시작으로 한권 한권 피 말리듯 몇년을 기다려 다 읽었던 작품이다. 김혜린의 데뷔작이라는데.. 그 스케일과 구성력은 정말 놀라웁다.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단짝 친구와 북해의 별 다음권을 찾으러 설레이는 마음으로, 뒷골목의 담배연기 자욱한 만화방 문을 열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대학에 들어가서 운동권에 있던 선배에게서 또다시 듣게 된 북해의 별은, 새로운 역사관과 함께 변혁된 세상에 대한 참으로 복잡한 사색을 안겨다 주었었다.

결혼하고 나서 다시 한번 보려고 만화방마다 뒤졌었지만 결국 찾지 못해 안타까웠던 기억까지..

그리고 책방 대여점 시대가 열리면서 드디어 새롭게 만들어진 북해의 별을 다시 만났다. 두번씩이나 빌려보고 결국은 사서 소장하고 나서도 또다시 두번을 읽었다. 읽을때마다 같은 감동과 다른 사색들을 동반한 채..

지금 한심스러운 정치인들을 바라보며..다시금 유리핀이 그립다. 그의 신념과 열정과 정직과 순수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도자로서 민중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그것이 최고로 빛을 발하던 순간은 모든 영광과 영웅으로서의 화려함을 버리고 민중속으로, 그 민중의 한사람으로 걸어들어가 또다른 변혁을 일구어 가는 건강한 웃음 속에 있지 않을까...

이런 정치인이, 이런 지도자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이육사가 노래한 초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유리핀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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