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Ruth > 2005년 내가 뽑은 베스트5~
아모스 오즈의 <블랙박스>
이 소설은 올해 만난 가장 매혹적인 소설.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해독하듯 가뭇없이 지나가버린 사랑을
반추해 보는 인물들. 실패했지만 열정적이었던
사랑의 속살을 파헤치는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활화산같은 사랑의
열정을 소유한 여인 일라나라는 개성적인 인물도 만날 수 있다.
아모스 오즈의 아름답고 열정적이며 시적인 문장이 내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다.
칼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울며, 웃으며, 한숨 지으며, 눈물 찔끔거리며 읽었던 소설.
내가 만난 성장소설 중 최고였던 것 같다. 어릴 적 단 한번의
실수가 트라우마가 되어 버린 한 소년의 성장기. 그 소년의 나라인
아프가니스탄의 전통과 풍습 그리고 아픈 역사가 강한 흡입력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너무나 재미있어 야금야금 읽어가는 재미에 날새는 줄 몰랐다. 정말...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그린란드라는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눈과 얼음의 땅
그리고 이누이트들과 순록의 땅. 더불어 눈에 대한 동물적 감각을 가진
강인한 여인 스밀라의 땅인 그린란드와 만났다. 스밀라라는 매혹적인
캐릭터를 만난 것도 큰 즐거움이었지만 '그린란드'라는 또다른 세계를 접한 것도
큰 기쁨이었다. 소외된 자들, 변방에 사는 에스키모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마음과 눈을 열어 놓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끔
했다. 이 소설은....
수키 김의 <통역사>
이 소설은 나에게 '진정한 소통'에 대해 생각케 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만나 자신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느낌을 전달할 때 그것은 얼마
나 상대방에게 이해되어질 수 있는가? 소통의 부재속에서 쓰라린 고통을
맛본 주인공은 통역사라는 일을 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언어와 언어 사이의
간극, 문화와 문화 사이의 간극,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극을 메워 가며 통역을 하는
통역사의 내면이 참 아프게 다가 왔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달픔이 가득
느껴져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어두운 과거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처연하게 아름답기조차 하다. 작가의 감각적이고도 시적인 문장이
참 좋았다.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시골의사는 참 멋진 의사다. 의사가 가져야 할 윤리의식은 물론 실천력까지
가진 행동하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그가 의사 생활을 하며 겪은 생생한 체험
담속에서 그의 소신과 그의 열정 그리고 연약한 생명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한 생명 한 생명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시골의사의 삶의 방식이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했다. ' 아, 생명이란 이렇게 중한 거구나.....'하는 생각. 병들고 다쳐
고통받는 환자들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하는 그를 보며 진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동이란 이렇게 생생하게 가슴을 때리며 오기도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