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 -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로 만나는 우리 문화와 역사
원종태 지음 / 밥북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올해는 서러운 봄꽃들이 며칠 사이에 확 피었다가 한 번에 스러지고 말았다. 그리고는 내내 힘겨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빗소리에 선선한 가을바람이 섞여드는 요즘이다. 배롱나무의 분홍꽃은 여젼히 고운데, 단풍나무는 이제 곧 가을옷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겠다.

 

가끔씩 마음이 갑갑해질 때면 집 근처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는다. 키 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 도열한 길을 걸으면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나무를 볼 때면 늘 마음이 편안해지곤 한다. 금강송처럼 하늘까지 뻗은 나무들을 보면 잠시나마 마음을 기대게 되고, 시골길의 느티나무를 볼 때면 절로 걸음이 멈춰진다. 자연을 품고 있는 나무의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산림조합장을 지낸 저자가 현업에 근무하며 만난 나무들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묶은 책이다. 저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들에 관해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엮어내었다. 다뤄진 나무들은 보은 정이품송, 예천 석송령, 청령포 관음송 등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나무들부터 자귀나무, 벚나무, 매화나무, 배롱나무 등 꽃이 고운 꽃나무들까지 다양하다. 창경궁 회화나무나 서초동 향나무, 연리지 등 이야깃거리를 가진 나무들도 다뤄졌다.

 

책을 읽다 보면 여행길이나 일상에서 만났던 나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나무들이 우리 주위에 가깝게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문적인 지식과 산뜻한 사진으로 채워졌던 기존의 나무 도감 책들과는 다르다. 전문적인 내용보다는 나무와 관련해 전해오는 유래나 역사적 이야기들을 주로 다뤘다. 대체적으로 일반론에 머문 아쉬움은 있지만 부담 없이 읽기에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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