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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홈파스타 - 쉽고 맛있는 스타일 파스타
안성수.안성환.박성우 지음 / 비타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사람의 표정만큼 다양해질 수 있는 것이 파스타이다. 재료에 따라, 조리법에 따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쉽게 만들려면 한없이 쉽고 반면 깊이 들어가면 한없이 어려운 요리가 파스타가 아닐까 싶다.

그런 파스타가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무척 가까운 음식이 된 듯하다. 뭘 먹을까 고민할 때 제일 무난하게 고를 수 있는 메뉴이기도 하고, 친구와의 모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사람과의 첫 만남에도 큰 불편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파스타다. 그만큼 자주,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전에는 주로 사먹기만 하던 것이 이제는 집에서도 직접 만들어 먹곤 한다. 소스를 직접 만들어먹으면 좋을텐데, 그렇게 하자니 이것저것 뭔가 거창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늘상 하던 방법대로 판매되는 소스를 사다가 몇 번 먹다보니 뻔하게 느껴지고, 제대로 해보자니 어쩐지 어려운 듯 느껴지고...늘 그렇게 반복하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니, ‘파스타가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거였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정석대로 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그저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도 금방 만들 수 있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그래서 전에는 만들려면 사다놓은 소스로 대충 만들던가, 아니면 엄청 준비를 해야하는 부담감(?)을 느꼈던 것을, 이 책을 읽은 뒤 이틀간은 파스타 요리만 계속 만들어먹었다.
세 명의 젊은 셰프가 쓴 이 책은 무엇보다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언론플레이와 허세로 포장된 모 유명셰프처럼 요란스럽지 않은 것이 오히려 신선하고 깔끔하게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과정샷이 너무 작아서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사진이 지금보다 조금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친절하고 쉽다”는 점이다. 기본 식재료들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있고, 링귀니, 펜네, 라비올리 등 이름만 몇 개 알던 면종류도 그림과 함께 보니 쉽게 구분이 된다. 무엇보다 소스나 육수만들기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어떤 요리책은 허세와 치장이 가득해서, 요리를 보면 맛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내가 따라해 볼 엄두는 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요리는 깔끔하고 맛있어 보이면서도 여러 가지 팁과 함께 잘 설명이 되어 있어 따라해보게 되는 것 같다.
그동안은 친구가 찾아오거나 할 때면 사먹는 것도 늘 뻔하고, ‘뭘 만들어먹을까?’해도 할 줄 아는 요리가 매번 거기서 거기인지라 항상 메뉴가 고민되곤 했다. 하루아침에 내 요리실력이 일취월장 하기야 할까마는 메뉴에 대한 부담감을 떨친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 듯하다. 앞으로는 누가 찾아오면 ‘내가 마치 요리를 엄청 잘하는 사람마냥’ 가볍게 파스타면을 꺼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