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괴담 - 오류와 왜곡에 맞서는 박종인 기자의 역사 전쟁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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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사실(事實)’이라고 말한다. ‘사실이라고 하면 실제로그 일이 벌어졌다는 점이 중요한데, 우리 주변에는 사실이 아님에도 마치 진짜인 것처럼 전해지는 가짜 사실이 의외로 많다. 의도적이건 아니건 누군가 잘못된 사실을 전파하고, 그 뒤에는 제대로 확인이나 검증도 없이 그 일이 마치 사실인 양 퍼져 나간다. ‘잘못된 사실이란 말 자체가 어폐가 있지만, 뜻밖에도 이런 오류는 의외로 빨리 퍼져 나간다.

 

이런 잘못된 오류는 유언비어 혹은 가짜 뉴스가 되어 우리 주변을 맴돈다. 우리는 이미 현시대의 정치 상황에서도 여러 종류의 가짜 뉴스를 접한 바 있다. 사람들은 대개 흔히 친숙한 사람이나 집단 혹은 유명인이 한 얘기라면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정보에 대한 옳고 그름은 친소관계가 아닌 팩트 즉, 사실 여부를 가지고 판단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가짜 뉴스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가짜 뉴스는 잠깐의 가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진실을 왜곡하기에 늘 경계하고,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광화문 괴담>은 무척 의미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박종인의 땅의 역사>로 잘 알려진 박종인 기자가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잡기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요즘 말로 뇌피셜처럼 저자가 주관적으로 그냥저냥 하는 말이 아니다. 386세대이자 우리나라 대표급 신문사의 기자인 저자는 사료(史料)와 실록(實錄), 당시의 신문 기사 등 문헌에 기록된 사실들을 근거로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광화문 괴담>에 다뤄진 괴담들은 청와대 터가 명당이라느니, 조선의 수도 한성이 풍수지리에 근거해서 만들어졌다느니, 남대문이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개선문이었다거나 혹은 실학이 조선을 발전시켰다는 등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내용들이다. , 대흥사나 천은사 등 사찰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일화도 들어있다. 이렇듯 여태 진짜라고 알고 있던 일들이 모두 잘못된 사실이었다니 읽는 사람도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대개 괴담은 맹랑할 정도로 감동적이고 드라마틱하며 자극적이다. 그렇기에 일반 대중은 괴담을 이용한 전문가의 주장에 슬프리만치 순정적이다. 그래서 괴담은 지극히 위험하다. 특히 전문가라 자칭하는 사람들이 괴담을 사실인양 내세운다면. (p.85)


책에는 오류와 왜곡에 맞서는 박종인 기자의 역사전쟁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제껏 잘못 전해진 괴담 중에는 꽤 유명한 인사들이 전파하고 퍼뜨린 오류도 많고, 워낙 오랫동안 사실처럼 굳어진 상황이기에 역사전쟁이라는 표현에 공감이 간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 자료와 역사적 근거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제껏 진짜처럼 알려졌던 가짜들에 대해 일침을 날린다. 일침을 맞은 당사자(가짜 뉴스 생산자)는 괴롭겠지만, 오류와 왜곡을 바로잡는 저자의 글은 요즘 표현으로 완전 사이다.



저자는 전설을 마치 진실이나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대중에게 전파하고 있는 속칭 전문가들의 오만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지적한다. 옳은 말을 해도 단체로 매도되고, 공격받기 일쑤인 요즘인데, 저자는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자극적이고 감동적인 가짜 사실 대신 '진실'을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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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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