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시계
맷 흐라넥 지음, 배상규 옮김, 스티븐 루이스 사진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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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템이 있게 마련이다. 그 아이템은 명품 가방이나 구두, 특정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 피규어나 프라모델 혹은 만년필이나 문구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소유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괜히 관심이 가는 대상, 보기만 해도 설레는 물건 혹은 여력이 되면 제일 먼저 갖고 싶은 아이템이다. 내게는 (다른 것들도 있지만) 시계가 그렇다. 시계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인지 꼭 여자 시계뿐 아니라 남자 시계에도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 남자의 시계>는 제목 그대로 남자의 시계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나도 모르게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커버까지 갖춰진 고급스러운 장정에 표지의 롤렉스는 실제 시계를 만지는 듯한 실감나는 디테일까지! 책의 외형에서 내용까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스티브 루이스의 사진은 군더더기 없이 시계에만 집중할 수 있게 깔끔했고, 각계각층 시계애호가들의 그 남자의 시계에 대한 맷 흐라넥의 글은 내내 흥미로웠다. 수장고에 대한 소개, 책말미에는 본문에 등장했던 시계 애호가들에 대한 소개를 덧붙인 점도 좋았다.

 


에릭 쿠는 시계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아주 개인적인 물건이다라고 하였고, 데이비드 코긴스 역시 나는 시계가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은 걸 알려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 가는 말이다. 시계는 가방, 지갑, 구두 같은 다른 패션 아이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다. 하지만 시계는 손목 위의 작지만 큰 상징이라는 점이다. (여자 시계도 마찬가지지만) 남자의 시계는 더욱 그렇다.

 

품위 있고 멋진 시계는 당연히 눈길을 끌고, 오랜 세월 손때가 묻어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을 것 같은 시계 또한 매력적이다. 자주 만나기 쉽지 않은 그런 시계를 만나게 될 때면 그 시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자연스레 대화의 화제도 시계가 된다. 누군가와의 대화 중에 서로의 공통 관심사가 생긴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비싸고 호화로운 시계만은 아니다. 물론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예거 르쿨르트, 롤렉스 등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시계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시계의 가격이나 호화로움이 아니라 시계에 얽힌 추억과 스토리에 집중한다.



고품격의 대명사인 롤렉스 오이스터와 대학교 기숙생들에게 저가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도미노 피자와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롤렉스 에어킹, 초등학교 5학년 때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된 뒤, 잡지 사진을 오려서 만들었던 스티븐 루이스의 휴렛패커드 계산기 시계’, 상원의원 시절에 미국 대통령 존 F.케네디에게라고 새긴 시계를 선물 받고 대통령 취임식에서 실제로 착용했던 케네디의 오메가’, 남편 폴 뉴먼에게 ‘Drive slowly-Joanne 천천히 운전해요-조앤이라고 새겨 선물했던 롤렉스 데이토나’, NASA의 달 탐사 계획을 수없이 함께 한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등등.

 

<그 남자의 시계>나만의 시계에 대한 애착과 그 시계에 대한 스토리가 얽혀있는 책이다. 가격만 비싼 명품이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스토리와 추억 때문에 명품이 된 시계들의 이야기다. <그 남자의 시계>를 읽고 나니, 여자의 시계 역시 더욱 궁금해졌다. 다음에는 그 여자의 시계도 만나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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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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