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 - 한니발부터 닉슨까지,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
장크리스토프 뷔송.에마뉘엘 에슈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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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물은 모두 음()과 양()으로 구분된다. 빛이 있으면 반드시 어둠이 있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으며, 작은 동전 하나에도 양면이 있다. 마찬가지로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에도 승자와 패자는 나뉘게 된다.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이지만 정치적 승자가 항상 정의롭고 선한 것만은 아니기에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한다.

 

위에서 보면 그냥 동그란 원형인 커피잔도 옆에서 보면 전혀 다른 형태를 갖고 있다. (지금은 조심스러운 표현이 되었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속담처럼 부분만 알고서는 전체적인 정확한 모습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어떤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음양의 측면을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승자의 기록이 모두 거짓이어서가 아니라, 이제껏 알지 못했던 다른 측면까지 모두 살펴본 후에야 비로소 그 인물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3인의 위대한 패배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호감이 가는 책이다. 책은 한니발에서 닉슨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인물 13인을 중심으로 패배자로 기록된 리더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까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측면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무조건 미화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역사 속 위대한 패배자들이 현실 감각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며 자기 확신과 오만으로 가득 차 도처에 있는 배신의 기미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업적을 이루고도 잘못된 이미지로 각인되어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되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 중 빈민과 흑인에게 가장 관대한 사회 정책을 폈으며, 미국에게는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되어버린 베트남전쟁과 25년간의 냉전 체제를 종식시킨 인물은 뜻밖에도 제 37대 대통령인 닉슨이다. ‘뜻밖에도라 함은 그는 이제껏 사악한 표정에 찌푸리는 얼굴의 신랄하게 표현된 캐리커처로 기억되어 왔으며 트리키 딕(교활한 딕)’이라는 별명으로 낙인찍힌 인물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외교와 성공적인 국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워터게이트라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결국 그는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되고 만다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닉슨이 몰락한 데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가장 결정적인 치명타이기도 했지만, 대중들에게 트리키 딕으로 각인된 그의 이미지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


정치인의 이미지나 겉모습에 속아 본래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것은 꼭 지난 역사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한쪽에 치우친 시각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음으로 양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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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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