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클래식 2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이지 클래식 2
류인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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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음악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듣는 것이라는게 나의 생각이다. 계속 들으면서 익숙해지면 흥얼거리게 되고 그러다보면 좀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종류인지 자연스레 파악도 된다. 클래식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재즈나 랩이 왕창 들어간 노래보다는 클래식이 훨씬 접근하기가 쉽다라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거기에 <이지 클래식> 같은 팟캐스트나 책이 더해지면 더 재미있고 신나게 클래식과 친해질 수 있다.

 

   <이지 클래식>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 문화, 즉 영화에 흐르던 음악들로 미끼를 던진다는 점이다. 영화는 대중들이 가장 쉽게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 중 하나이고 영화의 장면들에 적시적소에 사용된 음악은 영화를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청자들에게도 그냥 듣는 것보다 쉽게 각인된다. 각 영화의 내용과 음악이 삽입된 장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이어지는 음악과 작곡가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고 챕터 마지막에서 하나로 통합되면서 즐거움을 선사한다. QR 코드로 삽입된 음악까지 더해지니 환상이다.

 

   클래식 음악을 매번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이지만, 그 당시에는 음악 천재가 왜 그렇게 많았을까. 어떻게 10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작곡을 시작할 생각을 하는걸까. 바이올린 하나만으로도 대단한데, 피아노도 치고 작곡도 하더니 지휘까지 한다. 물론 개인의 능력도 중요했을테지만 예술에 대한 관심과 장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시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와..이 음악 좋다와 같은 단순한 감상평밖에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면 이 책 한권으로 조금은 더 업그레이드 된 기준으로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낯설고 익숙하지 않으면 어렵게 생각되는 법이다. <이지 클래식>으로 클잘알까지는 아니더라도 즐클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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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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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드라마에 이런 캐릭터가 있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진심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리저리 재면서 자신이 상처받을까, 다른 사람이 싫어할까봐 속마음을 꽁꽁 감추었던 인물이었는데 결국 그는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아야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이 소설 속의 윌라가 바로 그와 비슷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윌라의 삶을 시기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1967년 우리는 11살의 윌라를 처음 만난다. 11살 윌라의 삶은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구절을 상기시킨다. 감정이 불안한 윌라의 엄마는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하고 화를 내고 집안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차를 가지고 나가서 며칠동안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고나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들어와 그렇게 삶은 이어지고 아빠는 화를 낼 줄 모르는 온화한 성격이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묻어두는 캐릭터이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정말 윌라의 생각처럼 우리는 '모두 완벽하게 행복한 집에서 살고 있을까? 집에서 안좋은 일이 일어나는 걸 감추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

 

   이야기는 10년 뒤인 1977년으로 넘어가 윌라는 21살의 대학생이 되고 데릭이라는 남자친구를 만난다. 데릭은 윌라를 사랑하고 윌라와 결혼하고 싶어하지만 비행기에서의 하나의 사건이 데릭이 윌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11살의 윌라가 엄마의 부당함에 저항하기는 어려웠을지라도 21살의 윌라는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데릭에게 전할 수 있었지만 말하지 않는다. 다시 20년 뒤인 41살의 윌라는 두 아들을 둔 엄마가 되고 윌라의 엄마는 돌아가신 지 오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데릭이 세상을 떠나고 윌라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고 통증에 익숙해지는 삶을 강요받는다.

 

   2017년, 이제 61살의 윌라는 피터와 함께 여전히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볼티모어의 한 여자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그녀의 단조로운 삶에 변화가 생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1997년까지의 윌라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2017년 이후의 사건들이 윌라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녀가 자신의 진짜 감정을 불러내는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너무 드라마틱하다고나 할까. 짹깍짹깍 무미건조한 윌라의 클락댄스가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회전하며' 돌아가는 새로운 클락댄스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에 온전히 공감하기 어려워서일까. 사와로 선인장, 클락댄스, 비행기에서 총을 가졌다며 윌라를 위협한 남자 등 무언가 내가 깨닫지 못한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오브제들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사실 피터는 무슨 죄라는 생각도 들고.. 뭐..그래도 윌라가 61살에 깨닫는 진정한 인생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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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절한 타로 + 웨이트 카드 세트 가장 친절한 타로 시리즈
LUA 지음, 구수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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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미래를 점치는 점술같은 것을 믿지는 않지만 사실 점이라는 것이 생각해보면 현재 자신의 상태나 자신이 처한 상황등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분석하여 이를 극복하거나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언을 얻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거나 결정하기 어려울 때 누군가와 의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그런 사람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이 바로 점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가장 친절한 타로>는 그런 답을 스스로 얻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지침서라고 하겠다.

 

   저자에 의하면 타로라는 것이 처음부터 점술의 의미를 가졌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트럼프처럼 게임의 목적으로 탄생되었는데, 타로카드의 신비스러움으로 인해 점차 점술의 성격으로 바뀐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러니 타로카드 점의 결과대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저주를 받는다거나 하지 않으니 걱정말고 마음 편안히 타로의 세계로 입문해보라는 친절한 말도 덧붙인다.

 

   여기서는 타로의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하는 웨이트 카드를 이용하여 설명하는데 바보, 여황제, 은둔자, 달, 운명의 수레바퀴 같은 중요한 상징으로 구성된 22장의 메이저 아르카나와 우리가 흔히 보는 트럼프처럼 A부터 10까지의 숫자와 페이지, 나이트, 퀸, 킹의 네가지 슈트로 구성된 총 56장의 마이너 아르카나 각각의 상징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에 대한 정방향과 역방향의 해석은 어떻게 하는지, 좀 더 확장하면 어떤 응용이 가능한지 등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실제 타로 카드까지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실전까지 가능하니 폼나는 조언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매번 고민하는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를 타로점을 통해 한번 결정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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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아이네이스 - 로마 건국의 신화
베르길리우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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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 단테가 지옥과 연옥의 안내자로 선택한 베르길리우스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로마의 위대한 시인으로 알려진 베르길리우스가 쓴 로마의 건국 서사시인 <아이네이스>는 로마의 건국 시조가 되는 트로이의 명장수 아이네이아스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베르길리우스의 이 작품은 라틴어 6각운으로 쓰여진 12편으로 된 서사시이나 번역본으로 볼 수 밖에 없는 한계 때문에 웅장한 서사시의 각운 같은 건 느낄 수 없는 산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트로이 전쟁이 트로이의 멸망으로 막을 내리고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로마 건국까지 그 사이의 공백을 베르길리우스의 이 작품이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으니 충분히 만족스럽다. 게다가 이토록 많은 아이네이스의 일대기를 다룬 명화들과 함께라니 이 이상 좋을 수가 없네.

 

   베르길리우스는 친절하게도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테티스 여신의 결혼식과 헬레네가 납치되었을 때 왜 모든 그리스의 명장들이 메넬라오스를 도와 트로이 침공에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시작한다. 한 위대한 도시의 멸망과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위대한 영웅들의 고난과 시련이 멸의 운명을 지닌 인간을 질투한 불멸의 신들 때문이라니, 정말이지 그리스 신화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신들의 치졸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어찌나 인간세상 이야기와 비슷한지 전지전능한 유일신 이야기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끌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이네이스>에서는 모든 여성들의 모신라고 할 수 있는 헤라의 그 끝없는 복수심을 정말 어쩔...

 

   베르길리우스가 이 서사시를 쓴 시대가 로마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 치하였는데, 황제와 그를 양자로 삼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가문을 찬양하는 파트가 대담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어 지배자에게 아부하는 인간의 유전자는 수천년동안 살아남아 전수되었구나라는 씁쓸함도 살짝. 명화로 보는 시리즈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아이네이스 이 세권이면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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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존 란체스터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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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의 피프스 로드. 원래는 영국의 근로자들과 이민자 계층이 살던 별볼일 없는 동네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마거릿 대처 수상 시기의 경제 호황을 등에 업고 집값이 상승하면서 기존 주민들이 떠나고 중산층의 사람들이 이사오기 시작했고 소설의 배경이 되는 2007년 현재 그 곳의 집들은 수백만 파운드가 나가는 부자동네가 되었다. 소설은 단순히 이 집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자라고 불리우는 이들과 그곳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 그리고 그곳을 일터로 삼는 사람들에게 생긴 변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에게 생긴 어마어마한 변화는 한 통의 엽서로 인해 시작된다.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원한다 (p19)

 

   여기까지만 보면 마치 스릴러 장르 같은 냄새를 풍기지만 '우리는 당신이 가진 것을 원한다'라는 한줄의 엽서는 그저 그들의 삶이 유지하던 아슬아슬한 평형을 깨뜨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사건에 불과하다. 그 엽서로 인해 변화의 시작점이 당겨지기는 했으나 인생이란 원래 언젠가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다. 어찌보면 조금이라도 빨리 겪을 일은 겪고 깨닫고 다시 추스리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피프스 로드 42번지에는 올해 여든두살의 노부인 피튜니아 하우가 살고있다. 이 동네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았던 사람으로 5년전 남편고 사별하고 딸은 결혼해서 다른 곳에서 살고 있고 손자는 익명으로 예술활동을 하는 예술가이다. 피프스 로드 51번지에는 핑커 로이드 은행에 다니는 로저 욘트와 부인 아라벨라 욘트 그리고 그들의 두 아이들이 살고 있는데, 로저 욘트는 올해 보너스로 받게 될 금액이 얼마나 될지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피프스 로드 68번지는 가게를 운영하는 이슬람 교도 아메드 카말의 가족들이 살고 있다. 피프스 로드 27번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축구 에이전시 직원인 미키는 그곳을 세네갈에서 온 축구 천재 프레디 카모 부자에게 빌려준다. 이 외에도 이곳에 살지는 않지만 로저와 아라벨라의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 마티아, 집 수리를 담당하는 즈비그뉴, 피튜니아의 딸과 손자인 메리와 스미티, 로저의 부하직원인 마크, 스미티의 조수인 파커, 피프스 로드의 주차단속 요원인 퀜티나, 아메드의 동생 샤히드의 옛날 동지였던 이크발 등이 등장한다.

 

   그들은 그저 일상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여기에 삶의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등장하여 그들의 일상을 흔들고 어떤 이들은 그로 인해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어떤 이들은 추락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변수를 기꺼이 환영하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누군가는 예전의 삶을 추억하며 현실의 비참함에 비관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부여잡고 살기도 한다. 그들 중 우리는 어떤 '누군가가' 되고 싶은지는 결국 스스로가 선택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추억은 희망과 경쟁할 수 없다.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니까.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족한 것이다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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