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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공지능. 그래도 요즘은 업무에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없으면 안되는 존재이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범위는 지극히 제한적이라 인공지능한테 이런 하찮은 것만 시키는게 되려 미안할 정도. AI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혹은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건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다라는 예측은 사실 나같은 평범인이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저자가 주장한 것처럼 인간과 AI가 실제로(클라우드를 통해) 결합하게 되는 순간이 진짜 오게 될까? SF 문학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현실에서 그런 일을 내 세대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그 특이점이 바로 2045년 무렵에 올 것이고 2029년 무렵에는 AI가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튜링테스트란 AI가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텍스트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이다. 무조건 똑똑하다고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똑똑하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챌 것이기 때문. 그러니 적당히 똑똑하고 가끔은 어눌한 척도 해야하는데 AI가 이럴 정도면 AI에게 생각이란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은 쉽게 읽히진 않지만 AI와 관련해서 몇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나름 의미있었다. 예를 들어 AI가 사고를 하는 방식인데 AI가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사고방식은 사람의 사고과정과는 달리 오로지 수학적, 통계적 과정을 통해 응답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답이 '유럽의회'인 질문이 있다고 해보자. AI는 높은 퍼센티지로 '유럽의회'가 가장 유력한 답이라는 것을 유추해 내지만 두번째, 세번째 정답의 후보를 사람이라면 생각도 하지 않을 말도 안되는 단어로 유추한다. 이것을 '우발적 환각현상'이라고 부르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답을 자신만만하게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 챗GPT나 비슷한 것을 사용하다 보면 진짜 얼토당토하지 않은 답을 너무 진짜인 것처럼 말한 적이 있어 깜놀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우발적 환각현상'이라고 한다니 찰떡 작명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흥미로웠다. 산업혁명과 디지털혁명이 '탈숙련화'와 '고숙련화'를 가져왔다면 세번째 웨이브는 바로 '비숙련화'가 될 것이라는 것인데 인공지능이 인간이 수행하던 부분을 완전히 떠맡게 되면서 인간은 그 영역에서 배제가 되고 '비숙련화'가 된다는 점이다.
가장 쇼킹한 부분은 바로 '특이점'에 대한 것인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공지능인 '카산드라'와 저자가 나눈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뇌가 물리적으로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라 윤리적인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꽤나 낙관적이다. 음..2045년에는 내가 몇 살이지? 20년 뒤니까 살아있을 수도 있겠다. 적어도 29년 무렵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저자를 다시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