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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 때론 삶이 서툴고 버거운 당신을 위한 110가지 마음 연습
서천석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평점 :
참 따뜻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따뜻함이 내 마음을 감싸옴을 느꼈다. 이력을 보니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 정신과에서 공부하고 소아과 전문의 그리고 전문 상담가로 활동하는 분이였다. 이 책은 라디오 <서천석의 마음연구소>에서 상담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러한 모음집을 선호하지 않는 나로써 이책을 처음 받았을 때 단편적인 내용의 모음집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아니 짧은 글안에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편안했다. 저자가 라디오에서 상담한 것이니 구어체로 그리고 삶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상담한 내용이니 글이 편안하고 제목 그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려는 배려심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다그치거나 가르치는 내용없이 가장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말하려고 하는 부분에서 매우 편안함을 느꼈다. 그래서 전반적인 분위기는 따뜻함이였다. 아픔을 감싸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어쩔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깊이 알고 있는 저자의 깊은 지식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단지 여기까지 였다면 그냥 한번의 위로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진가는 여기가 아니라 정신분석적인 지식과 날카로운 현실의식의 조화에서 오는 촌철살인 것은 통찰에 있었다.

한꼭지 한꼭지 마다 나오는 깊은 지식과 통찰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따뜻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어려운 문제점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쳐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을 들을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았다. 마음을 읽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따뜻한 목소리로 위로하고 단지 그에 그치지 않고 부드러운 카운슬링과 촌철살인적인 문장을 아프지 않게 폐부를 도려내는 날카로운 메스와도 같았지만 전혀 위협적이거나 무섭지 않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그러한 따뜻한 지혜의 메스였다. 요즘은 이러한 따뜻한 메스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 모든 지면을 장식하는 듯한 살인과 폭력과 사기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며 사람들의 마음의 얼마나 상해있고 지쳐있고 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뜻함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위로하는 위로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지금 시대는 깨어진 사람들의 깨어진 마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찌르는 아픔의 시대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요즘 온통 ‘힐링’이 유행이다. 여기저서 ‘힐링’이라는 말이 넘친다. 한 시대의 화두가 되는 말은 거의 그 시대의 반영이다. 힘들고 팍팍한 삶에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어야 한다.
이러한 아픔의 시대에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은 한없이 따뜻하고 한없이 지혜로우며 폐부를 헤치는 따뜻한 지식을 가진 주치의를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빨리 읽지 않았다. 한꼭지 한꼭지씩을 읽으며 그 글이 주는 여운을 삼키고 음미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으며 그렇게 천천히 읽어나갔다. 조금씩 스며드는 서천석의 위로에 내 마음을 힘을 얻고 또 조금씩 잔근육들이 생겨 이길 수 있는 내성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거친 세상, 아픈 마음, 상처난 사람들..상처를 감추기 위해서 상처를 주는 마음..그 누군가 그 마음에 토닥여주고 위로해 줄 때 사람들은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기방어를 벗어나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이다. 제목 그대로이다. 마음 읽는 시간..내 마음이 읽히고 또 읽을 수 있는 시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렇게 내 마음이 따뜻함으로 물들어 감을 느꼈다. 책도 이쁜 일러스트와 편집과 표지로 내용의 따뜻함을 더욱 더 잘 전달해주는 매개가 되었다. 한마디로 이쁘고 따뜻한 책이였다.
위로는 상대방에게 내 시간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아무 말 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충분히 옆에 머물며, 당신이 내게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 위로입니다.
어떤 보상이 없더라도, 당장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해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내 시간을 기꺼이 쓰겠다는 마음이
상대를 위로해 줍니다.
모든 것이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이기에
이처럼 계산없이 주는 마음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로이기에 시간을 이기고
오래 남을 수 있는 겁니다.